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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약 도전] IoT·AI 활용한 신약 개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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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효율 높인 개방형 혁신 

세계 10대 신약 개발국 #제약바이오 산업 강국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

제약바이오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성장 동력이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신약 개발에 활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산 혁신신약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한 의약품에 의존하던 90년대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중앙일보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제약사와 고령화 시대 삶의 질을 높이는 의약품을 소개한다.

한국은 미국·영국·일본 등에 이어 세계 10번째 신약개발국이다. 한국은 1999년 SK케미칼에서 위암치료제 ‘선플라주’를 통해 국산 신약 개발에 최초로 성공한 이후 올해 7월 시판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29개의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은 개발 기간이 길고 제품화가 까다로워 자체적으로 의약품을 개발·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손가락으로 꼽는다.

활발한 전략적 협업

제약바이오 산업의 위상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 연구개발 능력에 있다. 기초연구는 스타트업·중소기업이, 개발·상용화는 대기업이 역할을 분담하는 전략적 협업을 통해 신약개발 기간을 줄인다. 경쟁 관계에 있더라도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해 필요한 인력·자원 등을 공유하면서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인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갈수록 커지지만 성공 확률은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생존방안인 셈이다. 이는 개별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한국신약개발조합 여재천 전무는 “혁신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Frist mover·시장 선도자)다. 램시마·허쥬마 등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에 집중해 세계 최초로 제품화에 성공했다. 의약품 선진국인 유럽·미국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한미약품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선두주자다. 랩스커버리(LAPSCOVERY) 플랫폼, 인공항체 플랫폼 등 복약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기술력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인 MSD·사노피아벤티스·일라이 릴리·얀센 등과 임상 초기부터 면역항암제·당뇨병 치료제 등을 공동으로 연구한다. 신약 파이프라인이 튼튼하다는 의미다. 일동제약은 생체 정보를 이용한 바이오베터 항암제를 포함해 만성·난치성 질환을 중심으로 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공격적인 연구 개발 투자로 혁신신약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일동제약은 최근 5년 동안 매출액 대비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도 신약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규모만 1000억원에 이르다.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미국의 항체신약 전문기업인 소렌토와 함께 설립한 R&D 기반 합작법인 ‘이뮨온시아’가 그 중심에서 개발을 진행한다.

녹십자는 차세대 독감백신 시장을 선도한다.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기존 독감백신보다 예방 범위가 넓은 4가 독감백신인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를 개발했다. 독감 백신의 해외 수출도 활발하다. 이미 올해 수주금액을 포함해 독감백신 누적 수출액 2억 달러를 돌파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기관이 진행하는 독감백신 국제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다.

R&D 인력·투자 급증

보령제약은 시장성이 높은 고혈압 신약에 집중한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국산 첫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에 암로디핀 성분을 결합한 고혈압복합신약 ‘듀카브’의 성공에 주목한다. 듀카브는 지난 8월 기준으로 발매 후 누적 매출 70억원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같은 계열 고혈압치료제와 비교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효가 뛰어나다. CJ헬스케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개발 연구개발 분석을 실시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테고프라잔’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인 PPI 제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신약은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는 미래 경쟁력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할만 하다. 조그만 알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약품이 갖고 있는 가치는 상당하다. 예컨대 C형 간염치료제인 ‘하보니’의 연 매출액은 20조원이다. 이는 한국 전체 의약품 시장의 한 해 매출 규모와 비슷하다. 여 전무는 “지금 같은 연구개발 추세를 이어간다면 한국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혁신신약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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