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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교육 앱 ‘킷킷스쿨’ 국제 컨테스트 결승 첫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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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결승에 오른 에누마의이수인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에누마]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결승에 오른 에누마의이수인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에누마]

17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에서 열린 총상금 1500만 달러(약 170억원) 규모의 글로벌 경진대회 ‘엑스프라이즈’ 대회에서 한국 팀이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개발자와 게임 기획자로 일한 이건호(42)·이수인(42) 부부가 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만든 에듀테크(Edu Tech, 교육과 관련된 기술) 스타트업 에누마다. 1996년 시작된 엑스프라이즈 대회는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 재단인 엑스프라이즈 재단이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을 주제로 만든 경진대회로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등 다양한 팀이 참여한다. 그간 민간 로켓을 제작하는 ‘안사리 엑스프라이즈’, IBM과 공동 기획한 인공지능 주제의 ‘IBM-왓슨 엑스프라이즈’, 구글과 함께 기획한 민간 주도 달 착륙선 제작 주제의 ‘구글 루나 엑스프라이즈’ 등이 열렸다.

벤처 ‘에누마’ 가 영유아용으로 개발 #장애아동도 편하게 쓸 수 있어 호평 #현장 테스트 우승 상금 1000만달러

에누마가 참가한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대회’는 2014년 시작돼 올해 세계 198개 에듀테크 팀이 겨뤘다. 이 중 에누마를 포함한 미국·영국·인도 등 5개 팀이 결승에 올랐다. 이들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은 공익을 위해 오픈 소스로 공개된다. 결승에 진출한 팀은 각 100만 달러(약 11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들은 15개월 동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유네스코와 유엔 식량 기구의 지도 아래 현장 테스트를 치르게 된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우승팀이 정해진다. 우승팀은 1000만 달러(약 114억원)의 상금을 수상한다.

에누마는 영유아 교육용 ‘킷킷스쿨’이라는 태블릿용 앱을 들고 참가했다. 영유아 인지발달 단계부터 초등 2학년 과정까지의 교육 과정을 담고 있다. 에누마의 대표 스마트폰 앱인 ‘토도수학’을 기반으로 쓰기와 읽기 활동을 추가했다. 모든 내용은 영어와 스와힐리어를 지원한다. 이수인 대표는 “킷킷스쿨은 기존 학습법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대상”이라며 “게임 방식을 접목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특히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을 11명의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에누마라는 회사 이름은 ‘하나 하나 센다, 열거하다’라는 뜻의 ‘이누머레이트(Enumerate)’에서 따온 말로 ‘모든 아이를 위한다’는 의미로 지었다. 2014년 6월 장애아를 위한 교육 모바일 앱 ‘토도수학’을 출시하면서 주목받았다. 토도수학은 지난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빛낸 최고의 앱’으로 선정됐다. 창업 이후 한국·미국·중국에서 5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수인 대표는 “앞으로 15개월 동안 제품을 개선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단위의 지원 프로그램을 열심히 알아볼 예정”이라며 “세상을 바꾸는 멋진 물건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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