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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여성징병제' 청원 쇄도...문 대통령 "재미 있는 이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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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중앙DB]

[일러스트=중앙DB]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여성징병제 청원’에 대해 “재미있는 이슈 같다”라고 말해 화제입니다. 청와대 사이트에는 '여성도 국방 의무에 동참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청원에 12만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성도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의견과 여성징병제가 국가 전반에 경제적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합니다. 성(性) 대결 양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e글중심(衆心)이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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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왜 자칭 페미니스트, 진보인사들은 남성의 목소리는 항상 보수, 여성혐오자의 목소리로 낙인찍으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더 많은 권리에는 더 많은 의무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여성은 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사병복무를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더 강한 신체조건과, 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한 군 간부는 입대를 허용하면서, 우습게도 예비군은 면제되어왔습니다. 이건 심각한 모순으로서, 여성의 섬세함이 군 간부의 임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사병의 역할에도 충분히 도움 될 수 있습니다. 남녀평등의 첫걸음. 의무복역입니다."

 ID 'star****'

#MLBPARK

"비용이 드는 대신 얻는 효과라 해봤자 20대 남자애들 분노 가라앉히는 정도여서 한 마디로 가성비가 별로입니다. 거기에 혼성이 됨으로 인해서 추가로 드는 비용에 전투력 약화 등 계산하면 남는 장사가 아니죠. (중략) 일 못하는 사람들 특징이 현실성이 아닌 당위성으로 접근하고 일의 순서와 절차를 무시하는데 지금 그러고 있습니다. 이런 주먹구구식 주장으로는 절대 안 통합니다.“

 IP '117.111.*.41'

#클리앙

 "청원 게시판 열고 처음으로 10만 명 넘은 호응이 있는 청원인데 그냥 해프닝으로 넘기면, 결국 자칭 페미니스트들에게 끝까지 휘둘리기만 할 거 같은 기분이랄까요. 정당한 반대 이유라도 있다면 모를까, 반대하는 사람들 대부분 다른 나라들도 다 남성징병인 줄 알고 그게 당연히 남성들이 해야만 한다는 전제를 알게 모르게 스스로 깔고 있으니 대화도 안 되고."

 ID ‘sth9634’

#오늘의유머

“이번에 청와대 말하는 거 보면서 느낀점임 그냥 뭔가 이러이러 해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왜 안 되는걸 해달라고 하지? 이정도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 굳이 청와대만 말하는 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렇게 생각하니까 왜 반대하는지 알겠네요. 그냥 안되는 걸 왜 하려고 하나? (중략) 이러니 지금 당장 논의해도 몇 년이 걸릴지 감도 안 오는 거죠.”

 ID 'military_80675'

#뽐뿌

“여성 징병 청원한 사람들도 청원만으로 여성징병제가 당장 도입될거라 생각한 사람 별로 없어요. 어차피 저출산 문제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마당에 언제까지 여자도 징병을 피할 수만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청와대에서도 좀 진지하게 생각하고 답변해주길 바랬는데, 오히려 여성 할당을 더 확대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니... 나름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참여한 청원인데, 완전 개무시당한 느낌입니다."

 ID '마블사랑'

#네이버블로그

“여성 징병이 '여성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만약 이런 식의 논지에 기반을 둬서 말하는 것이라면 그들이 말하는 여성징병제는 실현되어서는 안 된다. (중략) 국방상 긴요하므로 여성마저도 징집해야 한다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의 여성 징병제 주장은 근간에 감정적 보복이라는 목적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ID '무명'

#디시인사이드

“내가 여성징병제를 찬성하는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즉, 내가 성 평등을 주장하는 성 평등주의자이기 때문이지. 독거미 부대도 그렇고 여성도 남성만큼이나 충분히 한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는데 그들에게 병역의 의무를 짊어지지 않게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ID '아래아훈글'


정리:이유진 인턴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생각은

 여성 징병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여성징병제' 국민청원이 12만 건을 넘기며, 문재인 대통령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긍정적인 관심을 표현했지요. 여성징병제 문제는 간헐적으로 주장만 이슈화됐다가 제대로 된 논의없이 수그러드는 양상을 반복해온 우리 사회의 뜨거운 어젠더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징병제를 채택한 나라 70여 개 국 중 여성 징병제를 채택한 나라는 10여 개 국 정도라고 하네요. 아직 남성만 징병하는 나라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여성징병을 채택하는 추세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여성징병제는 국민 수가 적고 내전이 잦은 나라가 군사 목적으로 활용했으나 최근엔 양성평등의 차원에서 채택하기 시작했지요. 노르웨이·네덜란드·스웨덴이 최근 여성징병제 도입을 결정했고, 스위스·오스트리아·덴마크 등에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여성징병은 이처럼 '안보'와 '양성평등'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겁니다. 성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해선 '권리의 평등'뿐 아니라 '의무의 평등'도 달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입니다.
우리나라는 헌법상 국방의 의무를 모든 국민(39조1항)으로 규정함으로써 여성의 징병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다만 병역법에서 여성 배제의 원칙을 정하고 있지요. 병역법 개정만으로 언제든 징병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이번엔 주장과 구호로만 끝나지 말고, 우리 사회에 여성징병이 필요한지에 대해 꼼꼼하게 점검하고 논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