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장착한 미사일을 실은 미국의 핵잠수함이 동해에 배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순항미사일에 핵탄두 탑재해 아태 지역 재배치 내용 #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핵 전략 필요성 제기 # 토마호크 미사일에 200kt 핵탄두 장착할 수 있어 #
미국 상원에서 잠수함 발사 핵 순항미사일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배치 내용이 포함된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2018년 국방수권법안’으로 메이지 히로노(민주ㆍ하와이) 의원이 수정안 형식으로 발의했다. 법안은 “북한의 첫 성공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미국과 미국의 아태 지역 동맹 및 파트너들의 안보에 중대하고도 임박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법 발효 이후 30일 이내에 국방장관이 미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과 협의해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북한 핵 등) 억제 능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의회 국방 관련 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특히 검토 사항의 하나로 ‘잠수함 발사 핵 순항미사일의 역내 재배치를 포함해 미국의 핵태세에 필요한 변경’을 언급했다. 미국 상원은 빠르면 이번 주 이 법안을 표결할 계획이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 7월 ‘2018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아태 지역에 핵탄두 장착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 재배치를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이 상원에서마저 통과되고 미 해군이 관련 내용을 추진하면 미 핵잠수함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싣고 한반도 주변을 잠행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계속되자 미 해군은 항공모함과 더불어 핵잠수함을 동해상 북한해역 근처까지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인 ‘샤이엔함’(SSN 773ㆍ6900t급)이 부산에 입항하기도 했다.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되는 7함대 소속으로 사거리가 3100㎞에 이르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고 다닌다. 토마호크는 200kt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미 핵잠수함들은 냉전시기에 핵탄두를 싣고 아태 지역을 누볐지만 구소련 및 러시아와 핵군축 협의를 거치면서 재래식 무기만 싣고 이 지역에서 활동했다. 앞서 북한이 5차 핵실험(지난해 9월9일)을 감행하자 미국은 그해 11월 괌에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인 펜실베이니아호를 순환배치했다.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의 괌 배치는 1988년 이후 28년 만이었다.이 잠수함은 사거리 1만2000km인 트라이던트II D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4기를 탑재했다.
한편 미 해군은 2017∼2030년 회계연도에 버지니아급(7900t) 핵 추진 공격잠수함(SSN)과 컬럼비아급(2만810t) 차세대 핵미사일탑재 전략 핵 잠수함(SSBN) 전력 증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종합 분석보고서를 마련해 의회에 제출했다. 애초 미 해군은 2020년대 초까지 버지니아급 SSN 한 척만 건조할 계획이었다. 군사 전문매체 스카우트 워리어에는 미국이 중국ㆍ러시아와의 해군력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해군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고 봤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