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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 박성진 후보 거론 “신앙적 단서 달기는 했지만…”

중앙일보

입력

[사진 JTBC]

[사진 JTBC]

손석희 앵커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구의 나이는 6000년”이라고 말한 발언을 언급했다.

 손 앵커는 13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물론 개인의 신앙은 존중되어야 함이 마땅하고 종교는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곳은 다른 곳도 아닌 중소기업벤처부였고 생명 공학과 관련된 기업 지원을 결정할 때 종교적 신념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라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보고서는 ‘부적격’의견으로 채택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의 인사 결정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지난 11일 인사청문회에서 “지구의 나이가 몇 살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김병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지구 나이는 신앙적인 나이와 과학적인 나이가 다르다. 창조과학·창조신앙을 믿는 입장에서는 지구의 나이를 6000년이라고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창조과학이 지구의 나이를 6000년이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다시 묻자 박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손 앵커는 “논란이 됐던 역사관과 사회관은 바꿀 수 있다하더라도 종교적 믿음은 어찌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1억 6000만년 동안 지구의 주인이었던 공룡을 언급했다. 손 앵커는 “창조과학자들은 그래서 공룡이 살던 시대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지질학적 증거를 찾고 있다고 하는데 살짝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그 증거는 너무도 손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이 2015년 11월 25일 한국일보에 기고한 ‘오늘도 공룡은 목 놓아 울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화면에 띄었다. 이어 “비조류형 공룡 즉 새가 아닌 공룡은 6600만 년 전에 완전히 사라졌지만 조류형 공룡은 새들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칼럼 내용을 소개하고, “오늘을 사는 공룡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기도 하고 어제 즐기셨던 그 안주 역시 공룡 튀김이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손 앵커는 “며칠간 과학자들간 역사학자 당황하게 했던 그 청문회를 바라보면서 농담 아닌 농담 씁쓸하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오늘의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라며 진행을 마쳤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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