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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 플로리다 상륙 … 건물 200만 채 전기공급 끊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가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했다.

3등급으로 약해졌다 다시 4등급 #카리브해 지나며 25명 목숨 빼앗아

9일(현지시간) 미국의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쿠바 동부를 강타한 어마가 시속 10㎞의 속력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저녁부터 플로리다주 최남단인 키웨스트 지역을 영향권에 넣었다. 10일 오전 9시쯤 허리케인의 눈이 키웨스트를 지나면서 이 일대에 침수피해가 잇따랐고, 건물 200만 채 이상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마이애미 비치에서는 성인 남자 키의 두배가 넘는 파도가 넘실댔고, 생방송으로 연결된 기자가 강풍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허리케인 어마가 몰고 온 시속 200㎞가 넘는 강한 바람에 10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비치의 야자수가 도로 위로 쓰러졌다.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이 1만 편 이상 결항됐다. 피난처 한 곳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당국이 황급히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AP=연합뉴스]

허리케인 어마가 몰고 온 시속 200㎞가 넘는 강한 바람에 10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비치의 야자수가 도로 위로 쓰러졌다.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이 1만 편 이상 결항됐다. 피난처 한 곳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당국이 황급히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AP=연합뉴스]

어마는 카리브해 섬들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최소 2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5명, 앵귈라에서 1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도 4명이 사망했고,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 1명이 사망한 바부다에서는 전체 건물의 95%가 파손돼 1억 달러(1310억원)의 재건축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프랑스 국영 재보험사 CCR은 어마로 인해 프랑스령 카리브해 섬들이 12억 유로(약 1조63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CR은 “이런 피해규모는 지난 35년내 프랑스가 겪은 최악 천재지변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었다. 카리브해 전역에서 입은 피해는 모두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을 넘긴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 때문에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모든 사람이 확실히 알아야 한다. 어마는 믿을 수 없이 거대하고 파괴적인 태풍”이라며 “그것은 살인자(Killer)”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 정부는 일찌감치 주 남부와 중부 전체에 거주하는 630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려 이 가운데 500만명 이상이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5만여명이 간단한 침구류와 귀중품만을 챙겨들고 260곳의 대피소에 모여들었다.

허리케인 어마는 강풍과 함께 최대 강수량 20인치(508㎜)에 이르는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보됐다. 허리케인의 이동경로가 변경되면서 피해를 더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 쿠바 동부를 떠난 어마가 당초 예상했던 플로리다 반도 남동부의 마이애미가 아닌 서부의 탬파를 향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이 대피한 동부에 비해 포트마이어스와 탬파 등 서부 해안가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는 물론 접경인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노스캐롤라이나 주까지 비상사태를 미리 선포해 놓았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문병주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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