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포퓰리즘' 지적에 "시장 실패 않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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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8일 정부의 역할에 대해 “시장이 실패하지 않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실장은 이날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에서 ‘국민을 대신해 묻고 답하다’ 코너에 출연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의 인터뷰에서 “97년 외환위기도 정부가 미리 시장에 잘 개입했다면 그런 결과(위기)가 안 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부담이 늘어난 중소상공인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란 지적에 대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는 그동안 수없이 많이 해온 일”이라며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장 실장은 재정지출 구조조정에 대해 “11조5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통해 과거에 비효율적으로 썼거나 더는 할 필요가 없는데도 관행적으로 (지출)해온 것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복지 예산에 정부 재정이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회복지예산 지출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34위)”면서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재정 건전성을 볼 때 한국은 사회복지예산을 더 늘릴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초대기업 법인세 증세 정책에 대해선 “법인세를 내는 기업 62~63만개 중 이번에 증세하는 초대기업은 2015년 기준으로 봐도 129개뿐”이라며 “2008년 이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저축액이 투자액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아직도 임금이나 하청대금, 물품대금, 세금으로 지급할 여력이 있다. 투자하고도 남는 돈이 있다면 당연히 국민 몫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담세 능력이 있는 국민이 일정 세금을 부담하겠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증세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모델에 대해선 ‘각자가 기여한 만큼 응분의 몫을 나눠주는 게 정의’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5년간 국가경제가 성장한 만큼 국민의 삶도 함께 나아지는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에 대해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이상을 갖고 있고 (생각이) 다를 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보스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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