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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곳곳 속살 만끽…도보여행 열풍 낸 제주올레 10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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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만난 올레꾼 김옥자씨가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만난 올레꾼 김옥자씨가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만난 올레꾼 김옥자씨가 올레길을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만난 올레꾼 김옥자씨가 올레길을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오랫동안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만의 힐링을 위해 제주올레길을 찾았다” 지난 5일 오후 제주올레 16코스 제주 애월해안도로를 걷는 김옥자(58·여·청주시 복대동)씨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입가에는 연신 미소가 엿보였다.

정규 코스 21곳 부속 섬 등 알파코스 5곳 등 모두 26개 코스 425㎞ #지난 10년간 누적 탐방객 726만4927명, 한 해 평균 완주자 600여 명 #대한민국 대표 도보여행길로 자리 잡아…일본·몽골 등 해외 전수도

“친구들과 몇해 전 제주 올레길을 몇 시간 정도 걸었었는데, 그때 좋았던 제주자연과 현지인들의 모습 등 기억이 나를 이렇게 제주도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해안에서 올레꾼 우상욱씨와 박슬기씨가 해안을 바라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해안에서 올레꾼 우상욱씨와 박슬기씨가 해안을 바라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해안의 박수기정을 배경으로 올레꾼 우상욱씨와 박슬기씨가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해안의 박수기정을 배경으로 올레꾼 우상욱씨와 박슬기씨가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같은 날 오전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 박수기정 앞에서 만난 박슬기(33·여·인천시 항동)씨도 “제주에 사는 친구가 이곳의 올레길이 아름답다고 해서 걷는 중인데 걷는 곳마다 보이는 풀 한포기까지 모두 다 아름다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제주 자연과 사람 냄새나는 제주의 속살을 안겨주는 도보여행길 ‘제주올레’가 7일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5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형제섬을 배경으로 제주올레 10코스를 걷는 올레꾼.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형제섬을 배경으로 제주올레 10코스를 걷는 올레꾼. 최충일 기자

제주올레길은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발족한 2007년 9월 7일의 다음 날인 8일, 1코스(성산읍 시흥초∼광치기해변)가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매년 1∼5개 코스가 개장했고 2012년 11월 24일 21코스(구좌읍 해녀박물관∼종달바당)로 완성됐다.

지난 5일 서귀포시 산방산을 배경으로 제주올레 10코스를 걷는 올레꾼.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서귀포시 산방산을 배경으로 제주올레 10코스를 걷는 올레꾼. 최충일 기자

여기에 우도와 가파도·추자도 등 부속 섬, 산간 등지 알파코스 5곳 등 모두 26개 코스, 425㎞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누적 탐방객 726만4927명, 한 해 평균 완주자 600명 등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대표 도보여행길로 자리 잡았다. 이후 서울 둘레길, 강원도 바우길, 대구올레, 파주 심학산 둘레길 등이 만들어지는 등 국내에 도보여행 바람을 일으켰다.

일본 규슈올레 고코노에·야마나미코스는 광활한 고원을 가로지른다.  [중앙포토]

일본 규슈올레 고코노에·야마나미코스는 광활한 고원을 가로지른다. [중앙포토]

일본 규슈의 낯선 두 도시, 구루메. 비 내리는 날 규슈올레 구루메ㆍ고라산 코스. [중앙포토]

일본 규슈의 낯선 두 도시, 구루메. 비 내리는 날 규슈올레 구루메ㆍ고라산 코스. [중앙포토]

제주올레 열풍은 국내에 그치지 않았다. 제주올레 콘텐트가 일본과 몽골까지 전파됐다.

일본 규슈올레는 2012년 2월 협약을 시작으로 매년 2∼4개 코스를 개장해 현재까지 총 19개 코스가 조성됐다. 제주올레 표지인 조랑말 모양의 '간세'와 화살표·리본을 그대로 사용하되 색깔은 다르게 했다.

규슈 측에서는 자문비와 브랜드 로열티로 매년 제주올레에 100만 엔(약 100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 6월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몽골올레 2개 코스가 생겼다.

이유미(38) 일본 규슈관광추진기구 주임은 “규슈 올레는 제주와 닮은 부분도, 색다른 부분도 있어서 일본 현지인들은 물론 제주올레를 걸어본 올레꾼들에게도 걷는 즐거움을 준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열린 몽골올레. [사진 제주올레]

지난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열린 몽골올레. [사진 제주올레]

제주올레는 세계 각국의 트레일길과 ‘우정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져 함께 홍보나 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제주올레 각 코스와 ‘우정의 길’이 된 곳은 캐나다·영국·스위스·이탈리아 등 8개국 9개 코스다.

제주올레 지도

제주올레 지도

제주도민과 내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은 제주올레길이 지난 10년간 제주관광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봤다.

제주연구원이 제주올레 1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27∼31일 제주 전역에서 제주도민 307명과 내국인 관광객 306명 등 6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올레의 효과분석 및 발전과제’ 보고서의 설문 조사 결과다.

지난 5일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해안을 걷는 올레꾼.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9코스 대평리해안을 걷는 올레꾼. 최충일 기자

이 보고서에는 올레길이 관광객 유치 등 제주관광 발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말에 제주도민 81.8%, 관광객 80.1%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들. 최충일 기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2012년에는 1코스 산간 중턱에서 홀로 걷던 40대 여성이 살해된 사건이 발생해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주자치경찰 등이 올레길 순찰을 강화하는 등 치안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오름과 진지동굴 등 자연환경, 문화유적 훼손 등의 문제도 지속적으로 들여 다 봐야 할 문제점이다.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들. 최충일 기자

비영리 민간단체인 제주올레가 운영하는 제주올레길은,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 없이는 시작과 유지가 불가능했다.

탐사팀이 걷기 좋은 길을 찾아 헤맬 때 마을 주민들의 조언은 빛을 냈고, 바래고, 훼손되는 제주올레 리본을 수시로 교체하는 등 길을 유지·관리하는데도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 했다.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들. 최충일 기자

이런 고마운 이들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지난 9일 서귀포시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자원봉사자와 마을 주민 등을 초청해 ‘제주올레 10주년 가문잔치’를 열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만난 올레꾼 김옥자씨가 올레길을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5일 제주올레 16코스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만난 올레꾼 김옥자씨가 올레길을 걷고 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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