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초가을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5일 전국에 비 소식이 있다.
그런데 이 비를 맞아도 될까.
지난 3일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한 탓에 일부에서는 혹시라도 빗물에 방사성 물질이 섞여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빗물 방사성 오염 우려 낮아" #3일 핵실험 이후 풍계리에는 남서풍 우세 #함몰돼도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 낮은 편 #"유출돼도 연해주 쪽으로 이동했을 것"
하지만 기상청의 설명으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기상청 김성묵 통보관은 4일 "북한 함경남도 풍계리 핵실험 장소의 해발 고도 2000m 안팎에서는 남서풍이 우세해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유출됐다 하더라도 지금은 러시아 연해주 쪽으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 상에 자리 잡은 고기압 때문에 기류가 시계 방향으로 흐르고, 풍계리 부근에서는 기류가 북서쪽으로 이동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5일 전국에 내리는 빗물에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다.
더욱이 방사능이 유출됐을 가능성 자체도 높지 않다.
한국지진연구소 김소구 소장은 "핵실험 장소가 폭발 후 함몰이 됐을 가능성이 있으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핵실험 장소 부근 지반이 약한 곳이 함몰되는데, 갱도나 갱 입구 같은 곳이 무너졌을 것이지만, 북한 측이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나오지 않도록 차단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원자력안전위원회는 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함께 이동식 장비를 이용해 북한 핵실험 증거이자 방사성 물질인 제논(Xe) 포집에 착수했다. 원자력안전위는 이르면 6일 오전 분석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5일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차차 받겠다"며 "전국이 차차 흐려져 아침에 남해안에 비가 시작돼 밤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다"고 밝혔다.
6일 자정까지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전남·경남 30~80㎜ ▶충청·전북·경북·제주 20~60㎜ ▶서울·경기·강원·울릉도·독도 5~40㎜ 등이다.
김성묵 통보관은 "6일 오후부터 7일 사이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김 통보관은 "4일 새벽 홍콩 부근에서 소멸한 제 16호 태풍 '마와르(MAWAR)'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얼마나 이동할 것이냐에 따라 강수량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