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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희의 맛따라기] 야생버섯 시즌 오일장 나들이…집에서 해 먹은 싸리버섯 볶음·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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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오일장에서 사온 싸리버섯을 다듬고 삶아 24시간 넘게 우린 다음 양념해 재운 소고기와 파프리카를 넣고 들기름에 볶아 완성한 싸리버섯볶음. 아내와 내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홍천 오일장에서 사온 싸리버섯을 다듬고 삶아 24시간 넘게 우린 다음 양념해 재운 소고기와 파프리카를 넣고 들기름에 볶아 완성한 싸리버섯볶음. 아내와 내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8월 후반부터 9월까지는 야생버섯의 계절이다. 야생버섯이라면 대개 송이·능이 정도를 떠올리지만 산골 마을에서 식용하는 것은 많다. 송이·능이·석이·목이 외에 속칭 잡버섯 또는 막버섯으로 분류하는 싸리버섯·꾀꼬리버섯(오이꽃버섯)·밤버섯·땅느타리·야생표고·노루궁뎅이·까치버섯(먹버섯, 곰버섯)·밀버섯·덕다리버섯(살조개버섯) 등도 있다.

싸리버섯도 독성이 없는 참싸리 말고도 종류가 수두룩하다. 붉은방망이싸리·방망이싸리·잘린방망이싸리·전나무싸리·바늘싸리·황토싸리·막대싸리·하늘싸리·고목싸리·노랑끈적싸리·다박싸리·노랑싸리·붉은싸리·보라싸리·회보라싸리·가는싸리·흰끝싸리·감귤싸리·새붉은싸리·백색끼싸리·황색싸리·옆싸리·직립싸리·붉은노랑싸리·변색싸리…(조덕현의 『백두산의 버섯도감2』). 하지만 1년에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만 잠깐 나오고, 생산량도 적으며, 사람들이 잘 몰라서 찾지도 않으니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다. 그 바람에 도시의 일반인들은 그런 버섯을 알기 어렵다.

해마다 9월이면 싸리버섯 찾아 5일장 순례
산골 출신인 나의 야생버섯 기호는 집착에 가깝다. 계절이 오면 열 일 제치고 야생 잡버섯을 구하러 다닌다. 몇 차례는 맛을 봐야 비로소 추석을 맞는다. 시골 오일장에서 주로 거래가 되므로 이 계절에는 주말마다 날짜가 맞는 장을 찾아다닌다. 이때 익어 시장에 나오는 다래도 눈에 띄면 후식 거리로 챙겨온다.

2010년 9월 25일 풍기역전 시장에 나온 참싸리버섯.

2010년 9월 25일 풍기역전 시장에 나온 참싸리버섯.

2010년 9월 25일 풍기역전 시장에 나온 잡싸리버섯.

2010년 9월 25일 풍기역전 시장에 나온 잡싸리버섯.

2008년 10월 5일 청송 송소고택에 갔을 때 이웃 주민이 뒷산에서 따온 싸리버섯.

2008년 10월 5일 청송 송소고택에 갔을 때 이웃 주민이 뒷산에서 따온 싸리버섯.

오일장은 지방 소읍의 일정한 장소에서 5일마다 열리는 시장을 말한다. 열리는 날짜 끝자리 수가 1·6, 2·7, 3·8, 4·9, 5·0으로 정해져 있다(31일엔 열리지 않음). 상설시장이 아니라 대개 도로변이나 지정된 공터에 노점이 모여 장을 이룬다. 판매자는 상가의 상인과 직업적으로 오일장을 따라다니는 장돌림도 있지만 직접 생산·채취한 사람들도 많다. 야생버섯은 저장성이 떨어져 전국 규모 시장유통이 어렵다. 그래서 생산·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오일장에서 많이 거래된다.

여러 해 동안 야생버섯을 찾아 양평(3·8)·홍천(1·6)·옥천(5·0)·영동(4·9)·황간(2·7)·청천(5·0)·금산(2·7)·무주(1·6)·풍기(3·8)·봉화(2·7)의 오일장을 찾아가 봤다(괄호 안 숫자는 장이 열리는 날 끝자리).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해도 이번 주말에 큰 산을 끼고 있는 고장의 오일장에 가면 야생버섯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주까지도 나올 듯하다.

산골 살던 어릴 적 싸리버섯찌개 맛 잊지 못해
송이·능이도 맛을 볼 만큼은 사 나르지만 주로 찾는 버섯은 싸리버섯이다. 어려서 집에서 이맘때면 해마다 먹던 맛을 잊지 못한다. 향수병 앓듯 그리워하는 정도가 지나쳐 집착이 되었다. 싸리버섯 요리에 교과서 같은 격식은 없다. 지역마다 가정마다 조금씩 다르게 해 먹는 방법이 전해올 뿐이다. 내 경우는 돼지고기·감자·애호박이 들어간 싸리버섯고추장찌개다. 할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로 전해온 음식이고, 내 기억에 의한 증언을 토대로 이제는 아내가 그렇게 요리를 한다.

삼봉약수 아래 ‘오대산 내고향’의 여주인 안정숙씨가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다래 사진.

삼봉약수 아래 ‘오대산 내고향’의 여주인 안정숙씨가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다래 사진.

비 온 뒤 죽순처럼 여기 저기 올라오는 싸리버섯들. 안정숙씨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이 사진 올린 것을 보고 야생버섯 철이 온 사실을 알았다.

비 온 뒤 죽순처럼 여기 저기 올라오는 싸리버섯들. 안정숙씨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이 사진 올린 것을 보고 야생버섯 철이 온 사실을 알았다.

안정숙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덕다리버섯(식용) 사진.

안정숙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덕다리버섯(식용) 사진.

지난 5월 26일 이 연재에서 소개한 산채음식점 ‘오대산 내고향(강원 홍천군 내면 광원리 698/전화 033-435-7787)’을 27년째 운영하고 있는 안정숙(59)씨가 페이스북에 반가운 소식을 올렸다. 앞산에 다래가 많이 열려 장아찌 담그려고 30kg을 땄고(17일), 장아찌용 다래는 물러지면 안 되는데 이미 익어 우수수 떨어진다(28일)는 소식이다. 25일에는 앞산에 싸리버섯·덕다리버섯이 올라온다고 사진을 올리면서 “올해는 버섯이 정말 많이 나올 것 같다. 자연이 주시는 가을걷이를 시작할 때”라고 했다.

속으로 외쳤다. ‘버섯이여, 올해도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더웠습니다. 많이 많이들 싹터 쑥쑥 자라시옵고…’라며 25일 퇴근 길에 전국 오일장 목록을 펼쳤다. 토요일인 26일이 버섯이 나왔다는 소식을 올린 안씨의 동네 홍천 장날(1·6일장)이었다.

군인 많이 보이는 홍천, 터미널엔 ‘곰신 휴게소’
적이 설렜는지 밤잠도 설치고 일찍 집을 나서 동서울터미널에서 오전 7시 15분 홍천 가는 버스를 탔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덕분인지 예정 소요시간이 1시간이라고 했다. 일반국도로 다닐 때보다 30분은 짧아진 듯하다. 토요일 오전, 길은 녹록하지 않았다. 나들이 차량인지, 추석을 앞둬 벌초들 하러 가는지 교통량이 많았다. 미사대교에 오르자 막히기 시작하더니 설악IC까지 정체가 이어졌다. 이후 조금 풀리는 듯했지만 강촌까지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남춘천을 지나면서 제대로 달려 실제 걸린 시간은 1시간 52분, 오전 9시 7분에 홍천터미널에 도착했다.

홍천터미널 앞 관광안내 부스는 반을 나눠 군대 간 애인 면회 온 여성들을 위한 ‘곰신 휴게소’로 운영한다.

홍천터미널 앞 관광안내 부스는 반을 나눠 군대 간 애인 면회 온 여성들을 위한 ‘곰신 휴게소’로 운영한다.

홍천터미널 앞 로터리 여러 곳에 ‘신병교육대 폐지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홍천터미널 앞 로터리 여러 곳에 ‘신병교육대 폐지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홍천터미널에서 읍내로 가는 길 초입엔 순대국밥 집 4곳이 나란히 있다. 토요일 아침 손님 태반이 군인이었다. 이곳 말고도 읍내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음식점은 순대국밥 집이었다.

홍천터미널에서 읍내로 가는 길 초입엔 순대국밥 집 4곳이 나란히 있다. 토요일 아침 손님 태반이 군인이었다. 이곳 말고도 읍내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음식점은 순대국밥 집이었다.

터미널 풍경은 여느 곳과 사뭇 달랐다. 오가는 사람 중 군인이 매우 많다. 주말 외출·외박 나온 군인들 같다. 터미널 앞 관광안내소 부스는 반을 나눠 ‘곰신 휴게소’를 꾸며 놨다. ‘곰신’은 고무신의 준말이다. 사전에 오른 단어는 아니지만, 군대 간 애인을 기다리는 여자를 일컫는다. 안내소 뒤 로터리 주변에는 ‘60년을 홍천과 함께 한 신교대 폐지 반대’한다는 현수막 여러 개가 나부끼고 있었다. 읍내 상가 쪽으로 가는 터미널 옆길에는 순대국밥 집 4곳이 나란히 자리잡았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그곳 손님의 태반은 군인들이었다. 사식(私食: 사제 식사) 먹으려고 부대에서 아침을 안 먹고 일찍 나온 듯하다. 잠깐 사이에 수십 명의 군인을 보았다.

직접 키운 농산물이나 말려둔 산나물을 들고 오일장에 나온 시골 할머니. 가슴에는 ‘신토불이 상인등록증’이 붙어있다.

직접 키운 농산물이나 말려둔 산나물을 들고 오일장에 나온 시골 할머니. 가슴에는 ‘신토불이 상인등록증’이 붙어있다.

또 다른 농촌 아주머니의 좌판에는 신선채소가 대부분이다. 자주색 긴 콩 꼬투리는 볶음용이라고 했다. 씨를 받아 키웠다는 오이 7개를 3000원에 샀다.

또 다른 농촌 아주머니의 좌판에는 신선채소가 대부분이다. 자주색 긴 콩 꼬투리는 볶음용이라고 했다. 씨를 받아 키웠다는 오이 7개를 3000원에 샀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IC 부근 화촌면에서 왔다는 할머니가 가지고 나온 다래. 한 바구니에 5000원을 받았다. 야생버섯이 나올 무렵 다래도 익는다. 다래는 키위의 야생 원시종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IC 부근 화촌면에서 왔다는 할머니가 가지고 나온 다래. 한 바구니에 5000원을 받았다. 야생버섯이 나올 무렵 다래도 익는다. 다래는 키위의 야생 원시종이다.

읍내 동쪽으로 450m쯤 걸어가자 동서로 난 길(번영로)을 따라 1열로 노점 그늘막이 길게 이어진다. 물건은 대부분 다른 시장에서도 보던 것들이다. 그늘막이 끝날 즈음 남북 방향 길(홍천로8길)에 이르자 내가 찾던 좌판이 펼쳐졌다. 주변 농촌지역에서 나온 듯한 얼굴의 할머니들이 밭에서 챙겨 나온 여러 농산물을 모독모독 쌓아놓고 앉아 있다.

싸리버섯 1㎏ 1만~2만원…값·품질 정비례하진 않아
우선 전체를 일별하기 위한 탐색을 시작했다. 시장은 노점 중심의 오일장과 건물 안에 자리한 상설시장(중앙시장)으로 나뉜다. 향토 먹거리는 상설시장에, 향토 물산은 오일장에 있었다. 야생버섯을 팔고 있는 사람은 노점에 싸리버섯 6명(모두 참싸리), 땅느타리버섯 2명이 보였다. 다른 버섯은 안 보였다. 읍내 식당 중 자주 눈에 띄는 음식은 순대였다. 중앙시장 음식코너에는 메밀 총떡과 부침 집이 많았다. 올챙이국수도 서너 집 보였다. 10시 무렵인데 20여 곳 중 절반 정도만 문을 열었다.

오일장 노점 지역인 홍천읍 번영로에 상인들이 친 그늘막이 줄지어 서있다.

오일장 노점 지역인 홍천읍 번영로에 상인들이 친 그늘막이 줄지어 서있다.

홍천읍내 상설시장인 중앙시장 동문 쪽에서 본 오일장날 풍경. 안보다 밖에 사람이 많다.

홍천읍내 상설시장인 중앙시장 동문 쪽에서 본 오일장날 풍경. 안보다 밖에 사람이 많다.

탐문해보니 싸리버섯 1㎏ 호가는 1만원, 1만5000원, 2만원 3가지였다. 품질에 따라 값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게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았다. 특히 나처럼 책상물림으로 보이는 사람은 좀 쉽게 보려는 듯한 눈치가 역력했다. 2만원을 부른 아주머니는 “요새 돈 있는 사람들은 고기 안 먹어. 이런 거(싸리버섯) 먹지” 하며 구매 동기를 자극했다. ㎏ 단위로 값을 물으면 파는 사람은 눈대중으로 바구니에 담아 놓고 얼마라고 답을 했다. 두루 살핀 끝에 저울로 달아 값을 흥정할 수 있는 2곳에서 2㎏씩 싸리버섯 4㎏을 샀다. 값은 각각 1만원, 1만5000원, 총액 5만원이다. 집에 와 다듬어보니 1만원짜리가 볼품은 떨어져도 깔끔하게 손질도 잘 했고 실속 있었다.

홍천 오일장에 나오면서 담아온 상자를 개봉한 직후의 싸리버섯. 신선하고 최고급품이다.

홍천 오일장에 나오면서 담아온 상자를 개봉한 직후의 싸리버섯. 신선하고 최고급품이다.

홍천 오일장터에 팔려고 내놓은 싸리버섯. 상태가 아주 좋은 것 2만원어치를 담아 진열했다

홍천 오일장터에 팔려고 내놓은 싸리버섯. 상태가 아주 좋은 것 2만원어치를 담아 진열했다

그릇 무게는 빼고 싸리버섯 1㎏을 달아놓았다. 값은 1만원이었지만 품질과 손질 상태는 좋았다.

그릇 무게는 빼고 싸리버섯 1㎏을 달아놓았다. 값은 1만원이었지만 품질과 손질 상태는 좋았다.

홍천장터에서 삶고 우린 싸리버섯을 저며서 팔고 있다. 사다가 바로 해 먹을 수 있어 편하다. 삶으면 저장기간도 길어진다.

홍천장터에서 삶고 우린 싸리버섯을 저며서 팔고 있다. 사다가 바로 해 먹을 수 있어 편하다. 삶으면 저장기간도 길어진다.

파는 분들에게 들은 싸리버섯 얘기는 경험지식이어서 유익했다. 중앙시장 앞에서 상자 엎어놓고 남편이 따온 참싸리버섯을 파는 아주머니는 “싸리버섯은 도토리나무 많은 곳에서 난다. 노랗고 예쁜 것은 좀 더 있어야 나온다. 그건 독성이 있어서 더 오래 우려야 한다. 소금·소다 넣고 삶으면 독성이 다 빠진다”고 했다. 자주색 도는 참싸리버섯은 독성이 없지만 나머지 잡싸리버섯은 독성이 있다. 반드시 삶고 24시간 이상 물을 갈아주며 우려야 독성이 빠진다. 그렇게 안 하고 그냥 먹으면 설사를 한다. 밑동에 붙은 흙이나 나뭇잎 조각만 털고 소금 한 줌 넣고 데쳐야 버섯이 꼬들꼬들해진다. 소다도 넣고 삶을 때는 거품이 많이 일어나니까 넓은 솥에 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싸리버섯 삶을 때 가지 하나를 잘라 넣으면 독성이 빠진다는 말이 전해오기도 한다.

무게는 알 수 없지만 한 무더기 2만원을 불렀다. 지난 26일 오일장에서 품질과 양 대비 가격이 가장 비싼 싸리버섯이었다. 누렇게 색이 바랜 것은 잡싸리버섯 아니냐고 물으니 햇빛을 많이 받아서 그렇지 종류는 한 가지라고 했다.

무게는 알 수 없지만 한 무더기 2만원을 불렀다. 지난 26일 오일장에서 품질과 양 대비 가격이 가장 비싼 싸리버섯이었다. 누렇게 색이 바랜 것은 잡싸리버섯 아니냐고 물으니 햇빛을 많이 받아서 그렇지 종류는 한 가지라고 했다.

한 할머니가 나란히 진열한 것 중 자주색이 아니라 누렇게 색이 바랜 것이 있어 잡싸리버섯인지 물었다. 둘 다 참싸리인데 햇빛이 드는 데서 자란 것은 자주색이 바랬다고 한다. 이처럼 버섯은 육안으로만 비교해서는 알 수가 없다. 싸리버섯은 채취한 지역이나 자생지에 자라는 나무에 따라 색상이나 생김이 다르지만 산호초처럼 줄기가 삐쭉삐쭉한 것은 같다. 할머니는 아들이 따온 것이라며 1㎏에 2만원을 불렀다. 마수걸이인데 첫 손님이 물어보기만 하고 가면 종일 묻는 사람만 온다면서 사라고 했다. 버섯 상태는 1만5000원짜리보다 못했다.

처음 본 땅느타리…서리 내릴 때까지 나온다고
처음 보는 땅느타리(서리버섯, 칡버섯, 회색깔때기버섯)를 팔고 있는 연배 비슷한 두 할머니는 비슷한 양을 쟁반에 올려두고 값은 각각 5000원과 1만원을 불렀다. 1만원이라는 분은 “자연느타리”라면서 “데쳐서 들기름(취향 따라 고기도 넣고)에 볶아서 먹는다”고 했다. 5000원에 파는 분은 “데치면 향이 날아가니 씻어서 생으로 된장 또는 기름장 찍어 먹든지, 호박나물이나 고기와 함께 볶아서 먹으면 맛있다”고 설명했다. 서리 내릴 때까지 버섯이 난다 하여 서리버섯이라고도 한다. 책에는 식용·약용이지만 독성이 있으니 데치고 우려서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5000원짜리 한 무더기를 샀다.

버섯을 파는 아주머니는 ‘산느타리’ ‘자연느타리’라고 했다. 값은 1만원을 불렀다. 다른 사람은 버섯 양이 더 많은데 5000원이라 했다. 일반적으로 회색깔때기버섯이라 하며 땅느타리·서리버섯·칡버섯 등으로도 불린다.

버섯을 파는 아주머니는 ‘산느타리’ ‘자연느타리’라고 했다. 값은 1만원을 불렀다. 다른 사람은 버섯 양이 더 많은데 5000원이라 했다. 일반적으로 회색깔때기버섯이라 하며 땅느타리·서리버섯·칡버섯 등으로도 불린다.

가을 야생버섯이 나오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우선 거의 끝났다는 의견. 상인은 이번 주말에도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본인이나 가족이 따온 버섯을 팔러 나왔다는 사람은 다음주에도 있을 거라면서 보통 추석 전까지 나오지만 일찍 딴 게 맛있다고 했다. 내가 알기도 추석 전까지 나온다는 쪽이다. ‘곧 끝난다’는 말은 날마다 장날이 아니니 이 자리서 사라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양력으로 보면 올 추석은 예년보다 늦은 편이니 감안은 해야 할 것이다.

’홍총떡’ 브랜드 만든 홍천 중앙시장 메밀 총떡·부침
시장 사람들이 추천한 홍천의 음식과 식당은 ▷메밀부침·총떡(전병): 중앙시장 안 신선칼국수(033-434-3877) ▷순대국밥: 중앙시장 남문 앞 풍년식당(033-434-4304) ▷막국수: 홍천호텔 뒤 홍천막국수(033-432-8844)였다. 아쉽지만 위를 생각해 총떡과 막국수 두 가지만 맛보기로 했다.

홍천읍내 상설시장인 중앙시장 동문~서문 통로를 따라 음식점 20여 곳이 모여있다. 메밀 총떡과 부침, 칼국수·올챙이국수·순대 등을 판다.

홍천읍내 상설시장인 중앙시장 동문~서문 통로를 따라 음식점 20여 곳이 모여있다. 메밀 총떡과 부침, 칼국수·올챙이국수·순대 등을 판다.

총떡은 메밀전병이다. 메밀이 나오는 강원·경북·제주 지역에서 별미로 해먹는 지짐 음식이다. 전을 부쳐 소를 넣고 기다란 김밥처럼 말아놓은 모양이 총대와 같다고 ‘총떡’이라 이름했다. 강원도에서는 총떡 또는 전병(젬병), 경북에서는 총떡 혹은 메밀전, 제주에서는 빙떡이라 한다. 홍천군은 ‘홍총떡’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메밀부침을 부치고 있는 중앙시장 ‘신선칼국수’ 여주인 임연숙씨. 오른쪽에는 미리 만들어둔 총떡, 왼쪽에는 부침이 쌓여 있다.

메밀부침을 부치고 있는 중앙시장 ‘신선칼국수’ 여주인 임연숙씨. 오른쪽에는 미리 만들어둔 총떡, 왼쪽에는 부침이 쌓여 있다.

메밀 총떡과 부침을 만들 반죽. 묽고 부드러워야 부침이 얇고 졸깃하게 부쳐진다.

메밀 총떡과 부침을 만들 반죽. 묽고 부드러워야 부침이 얇고 졸깃하게 부쳐진다.

메밀부침 반죽을 만들 때 메밀 녹쌀을 갈아 거르는 체. 일반 체보다 쳇바퀴가 훨씬 커서 따로 맞췄다고 한다.

메밀부침 반죽을 만들 때 메밀 녹쌀을 갈아 거르는 체. 일반 체보다 쳇바퀴가 훨씬 커서 따로 맞췄다고 한다.

10시쯤 중앙시장 ‘신선칼국수’에 찾아가니 여주인 임연숙(58)씨가 메밀부침을 부지런히 부치고 있다. 양양 출신인 그는 홍천에 20년 살았고, 칼국수 집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것 저것 물으니 대답이 막힘이 없다. “반죽은 메밀 녹쌀을 불려서 곱게 갈고 체로 걸러 만든다. 손으로 계속 밀면서 걸러야 반죽이 부드러워진다. 손바닥으로 체의 망을 밀면서 쳐주는 만큼 찰기가 더 생긴다. 그런 작업이 편하게 체를 특별히 주문해 아주 넓게 만들었다. 반죽이 부드럽고 차져야 전이 얇게 부쳐지고, 얇아도 찢어지지 않는다. 메밀이 다루기 아주 까다롭다.”

말을 하면서도 손으로는 연신 부침을 부친다. 속이 오목한 번철에 절인 배춧잎 3가닥, 사이에 부추 서너 가닥씩 두 모둠 깔고 묽으면서 부드러운 메밀 반죽을 가장자리 둘레로 원을 그리듯 빠르게 뿌린다. 반죽은 번철 경사를 따라 가운데로 흘러내린다. 두 국자를 뿌리고 반죽이 몰린 것이 얇은 쪽으로 고루 퍼지도록 국자를 돌린다. 뒤가 비칠 듯한 얇은 부침이 나오기까지 연속동작은 물 흐르듯 거침이 없어 2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음식이 별거 아닌 듯해도 잘하려면 좋아지는 방향으로 머리를 써야 한다. 지극한 마음으로 해야 발전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메밀부침에 넣고 김밥처럼 말아 총떡을 만들 때 쓰는 소. 삶은 무와 절인 배추가 주재료다

메밀부침에 넣고 김밥처럼 말아 총떡을 만들 때 쓰는 소. 삶은 무와 절인 배추가 주재료다

총떡의 소는 채 친 무를 살짝 삶고, 배추는 절여서 물을 짠 다음 다져서 섞어 들기름에 볶는다. 볶으면서 갖은양념을 넣는다. 고춧가루·파·마늘 등을 넣고 소금 간을 한다. 양념은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다. 볶은 다음 넓게 펼쳐 습기를 날리면서 식혀서 사용한다. 익은 김치를 쓰면 메밀 맛을 가려서 제 맛이 안 난다. 생 무를 절여서 쓰면 거북한 무 냄새가 난다. 삶으면 시원한 무 맛이 살아난다. 무·배추가 맛없는 여름에는 총떡도 맛이 덜하다. 임씨는 “찬바람 불면 진짜 맛있지. 국산 메밀이면 더 맛있고”라고 혼잣말처럼 얘기를 했다. 강원도에서는 명절 차례상에 총떡이 필수라고 한다. 이때는 국산 메밀만 써서 만든다. 그는 “명절 대목 때는 이 시장 총떡 골목이 아주 장관이다. 딱 하루는 서울 명동 못지 않게 사람이 많다”고 했다.

임연숙씨가 긴 총떡을 반으로 뚝 잘라 맛보라며 줬다. 판매할 때는 한 입 크기로 잘라서 내지만 길게 손으로 잡고 먹어야 제 맛이라고 했다.

임연숙씨가 긴 총떡을 반으로 뚝 잘라 맛보라며 줬다. 판매할 때는 한 입 크기로 잘라서 내지만 길게 손으로 잡고 먹어야 제 맛이라고 했다.

총떡을 손님 상에 낼 때는 이런 크기로 자른다.

총떡을 손님 상에 낼 때는 이런 크기로 자른다.

양구 태생으로 홍천에 20년 살았다는 임연숙씨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간도 하지 않은 메밀부침을 조선간장에 찍어먹으면 맛있다며, 파는 음식도 아닌데 한 장을 부쳐 먹어보라고 줬다. 메밀 만으로 부쳤지만 무척 찰기 있고 부드러웠다.

양구 태생으로 홍천에 20년 살았다는 임연숙씨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간도 하지 않은 메밀부침을 조선간장에 찍어먹으면 맛있다며, 파는 음식도 아닌데 한 장을 부쳐 먹어보라고 줬다. 메밀 만으로 부쳤지만 무척 찰기 있고 부드러웠다.

그러면서 만들어 둔 총떡 하나를 두 토막으로 뚝 잘라 먹어보라고 내놨다. 총떡 생긴 대로 길게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 맛이라며 몸짓을 지어 보였다. 정식으로 한 접시를 주문할 테니 식탁에 차려 달라고 하자 “어제 저녁 장사한 실내를 아직 치우지도 못했으니 여기 서서 이렇게 먹으라”며 말렸다. 임씨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간도 하지 않은 메밀 반죽을 부쳐서 조선간장 찍어 먹으면 궁합이 잘 맞아 맛있다. 그렇게 먹다 발전해서 총떡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국산 메밀이면 맛이 고소하면서도 달다. 지금 국산 메밀이 없어 아쉽지만 그래도 먹어 보라”면서 맨 부침 한 장을 부치더니 조선간장과 함께 내줬다. 미안하게도 돈은 받지 않았다. 시장의 총떡·부침 값은 모든 집이 동일하게 메밀이 국산이면 5개/6장, 수입이면 8개/10장에 각각 1만원, 협정가격을 받는다.

 ‘신선칼국수’ 이웃에 있는 ‘북방부침’의 여주인이 얇게 부친 메밀부침에 소를 넣어 총떡을 만들고 있다.

‘신선칼국수’ 이웃에 있는 ‘북방부침’의 여주인이 얇게 부친 메밀부침에 소를 넣어 총떡을 만들고 있다.

미리 뽑아 놓은 올챙이국수. 옥수수가루 죽은 찰기가 적어 국수를 뽑으면 올챙이 크기로 똑똑 떨어져 그런 이름을 얻게 됐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이처럼 길다란 국수가 뽑아진다고 한다.

미리 뽑아 놓은 올챙이국수. 옥수수가루 죽은 찰기가 적어 국수를 뽑으면 올챙이 크기로 똑똑 떨어져 그런 이름을 얻게 됐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이처럼 길다란 국수가 뽑아진다고 한다.

올챙이국수를 뽑기 위해 옥수수가루로 죽을 쑤고 있다. 바닥이 눋지 않도록 저어주는 일은 주걱 대신 모터 달린 기계가 하고 있다.

올챙이국수를 뽑기 위해 옥수수가루로 죽을 쑤고 있다. 바닥이 눋지 않도록 저어주는 일은 주걱 대신 모터 달린 기계가 하고 있다.

올챙이국수를 만들 옥수수가루 묵을 쑬 때 나온 누룽지. 튀겨서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올챙이국수를 만들 옥수수가루 묵을 쑬 때 나온 누룽지. 튀겨서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이웃 ‘북방부침(033-433-1251)’ 여주인은 총떡을 열심히 부치면서 소를 넣어 말고 있었다. 올챙이국수를 파는 앞집 ‘대운올챙이(033-434-2898)’에서는 국수를 뽑으려고 큰 가마솥에 옥수수가루 죽을 끓이고 있다. 바닥이 눌지 말라고 주걱으로 저어주는 일은 사람 대신 모터가 하고 있었다. 홍천 중앙시장 먹자골목은 동문~서문 사이 통로를 따라서 펼쳐진다. 총떡과 메밀전, 올챙이국수, 순대국, 칼국수 음식점들이다.

두부구이에 막걸리 한 잔 하고 막국수 입가심
장을 다 보고선 ‘홍천막국수’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홍천에는 수도권 분점을 낸 유명한 막국수 집이 있지만 읍내에서 제법 거리가 있고, 알려진 집보다는 숨은 맛집을 찾고 싶어 주민들에게 탐문을 했다. 몇 사람이 ‘홍천막국수’를 추천했다. 홍천고등학교동문회가 입주한 건물 1층에 식당이 있다. 간판은 ‘전통을 이어가는’ ‘누르는 막국수 직접 만든 순두부’라는 걸 강조하고 있었다. 12시 무렵 손님이 제법 들어오는데 대부분 나이든 가족이나 부부 모임이었다.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홍천막국수’의 두부구이(7000원). 콩 맛이 진했다. 막걸리를 주문하니 홍천이 아닌 원주의 ‘치악산 막걸리’가 나왔다.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홍천막국수’의 두부구이(7000원). 콩 맛이 진했다. 막걸리를 주문하니 홍천이 아닌 원주의 ‘치악산 막걸리’가 나왔다.

시장에서 여러 사람이 추천한 ‘홍천막국수’의 막국수는 동치미국물과 함께 나왔다. 국수는 입에 맞았지만 맛은 전반적으로 양념이 강하고 달았다. 점심시간 손님은 많은 편이었다.

시장에서 여러 사람이 추천한 ‘홍천막국수’의 막국수는 동치미국물과 함께 나왔다. 국수는 입에 맞았지만 맛은 전반적으로 양념이 강하고 달았다. 점심시간 손님은 많은 편이었다.

두부구이에 막걸리를 주문하니 ‘치악산 막걸리’가 나왔다. 홍천에 내가 아는 것만 해도 프리미엄 막걸리가 5가지는 있는데 그런 막걸리는 팔지 않았다. 국산 콩을 썼다고 원산지 표시를 한 두부는 기름에 바삭하게 지져서 내왔는데 한 입 베어 무니 속에 콩 즙이 촉촉했다. 공장 두부에서는 맛보기 힘든 고소함이 배어 나왔다. 백김치와 얇게 저며 담근 무김치, 양념을 듬뿍 끼얹은 막국수와 꽁꽁 언 동치미 국물을 담은 뚝배기가 나왔다. ‘사이다 동치미’였다. 무슨 뜻일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내 취향은 아니다. 동치미 단맛은 잘 고른 무·쪽파와 삭힌 고추 등 원재료에서 우러나는 자연의 맛 정도를 나는 좋아한다.

막국수에 다른 양념 추가하지 않고 동치미 국물만 부어 먹어 봤다. 혼자 먹으면서 “아후, 달어” 소리가 절로 나왔다. 면은 그런대로 좋았지만 단맛과 진한 양념에 가려 빛을 잃었다. 내 입맛이 유별난 거라고 생각했다. 현지인들은 그런 맛으로 먹으니까 70석 넘는 큰 식당이 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고등학교 동문회관 1층에서 자리를 지켜가지 않겠는가. 넓은 식당에서 중년여성 혼자 바지런하게 서빙을 하고 상을 치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당황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차분함과 미소를 잃지 않고 꼬인 실타래를 끝내 풀어내듯 요령 있게 상황관리를 했다. 내 상에 주전자를 갖다 주면서도 “메밀 물인데 뜨거워요”라며 주의를 환기했다. 면수는 진하고 구수한 게 맛이 일품이었다. 막국수는 겨우 다 먹었지만 면수는 여러 잔을 잇따라 마셨다. 식재료 원산지 표시를 친절하게 해놨는데 정작 메밀은 표시가 없어 면수를 마시는 동안 궁금했다.

주전자째 내준 따끈한 면수는 아주 진하고 구수했다.

주전자째 내준 따끈한 면수는 아주 진하고 구수했다.

계산을 하는데 아주머니가 “뜨거운 메밀 물 드셨어요?” 묻는다.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나 보다. “여러 잔 마셨어요. 좋더군요”했더니 “잘하셨어요”한다. “주인이세요?” 물으니 주방을 가리키며 “저기 국수 뽑는 남자가 주인이고요, 저는 안사람예요” 한다. 일을 참 잘한다 생각했더니 역시나 안주인이었다. 나오는데 비닐봉지 하나를 줬다. “집에 가시면 바로 냉장고에 넣으세요”하고 당부를 덧붙였다. 차가운 비지였다. 여름이라 냉장고에 넣어두고 손님들에게 인사 삼아 나눠주는 모양이다. ‘두부는 정말 국산 콩을 쓰는 모양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동시장 가보니 딱 한 곳서 싸리버섯 팔아
홍천에 다녀온 다음 월요일(지난달 28일) 점심시간에 경동시장에 가봤다. 1층을 한 바퀴 돌아보니 한 곳(57호 인창상회/전화 02-966-0411)에서 싸리버섯을 팔고 있었다. 강원도산이라는 싸리버섯은 1㎏ 1만8000원, 먹버섯(까치버섯)은 2만5000원이었다. 상태는 좋은 편이다. 여주인은 “잠깐 나왔다가 들어가는 버섯이어서 곧 끝날 텐데 언제까지 있을지 알 수 없으며, 값도 날마다 달라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점심시간에 서울 경동시장을 둘러보니 한 곳에서만 싸리버섯을 팔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점심시간에 서울 경동시장을 둘러보니 한 곳에서만 싸리버섯을 팔고 있었다.

싸리버섯은 씹는 감촉이 좋고 맛은 담백하지만 독특한 향이 짙어 요리를 하면 별미다. 손질할 때는 작은 칼로 밑동에 붙어있는 나뭇잎과 흙을 버섯이 부서지지 않게 살살 긁어낸다. 모가 가는 칫솔을 사용해도 좋다. 덩이가 큰 것은 쪼개서 삶는다. 싸리버섯은 생으로는 잘 부스러져 다루기 조심스럽다. 삶으면 탄력이 생기고 닭고기 살결처럼 잘 갈라져 찢어서 요리하기 수월하다. 일반성분은 수분 90.1%, 탄수화물 4.3%, 단백질 2.8%, 지방 0.6%, 섬유 1.4%, 무기질 0.8%이다. 물기가 90%가 넘어 데쳐서 말리면 크기가 거짓말처럼 줄어든다.

집에 와서 싸리버섯을 다듬으면서 들어본 버섯 덩이. 겉에 붙은 흙과 낙엽 부스러기를 작은 칼과 솔로 제거하면 된다. 덩이가 큰 것은 몇 조각으로 쪼개서 삶는 게 좋다.

집에 와서 싸리버섯을 다듬으면서 들어본 버섯 덩이. 겉에 붙은 흙과 낙엽 부스러기를 작은 칼과 솔로 제거하면 된다. 덩이가 큰 것은 몇 조각으로 쪼개서 삶는 게 좋다.

다듬고 쪼개 삶을 준비를 마친 싸리버섯.

다듬고 쪼개 삶을 준비를 마친 싸리버섯.

소금 한 줌 푼 물에 싸리버섯을 삶는 모습.

소금 한 줌 푼 물에 싸리버섯을 삶는 모습.

삶은 싸리버섯을 찬물에 헹궈 건졌다. 참싸리버섯은 독성이 없어 저 상태에서 바로 요리를 해도 된다. 잡싸리버섯은 물을 갈아줘가며 24시간 이상(2~3일이라 하기도) 우려야 한다.

삶은 싸리버섯을 찬물에 헹궈 건졌다. 참싸리버섯은 독성이 없어 저 상태에서 바로 요리를 해도 된다. 잡싸리버섯은 물을 갈아줘가며 24시간 이상(2~3일이라 하기도) 우려야 한다.

삶은 싸리버섯을 우리고 있다. 모두 참싸리버섯이어서 독성이 없지만 싸리버섯에 심하게 중독된 경험이 있어 만약에 대비해 모두 우렸다.

삶은 싸리버섯을 우리고 있다. 모두 참싸리버섯이어서 독성이 없지만 싸리버섯에 심하게 중독된 경험이 있어 만약에 대비해 모두 우렸다.

소금 넣고 삶아서 하루를 우리고 건져낸 싸리버섯.

소금 넣고 삶아서 하루를 우리고 건져낸 싸리버섯.

하루를 우린 싸리버섯을 말린 지 2일 8시간쯤 지난 모습. 생 싸리버섯은 수분이 90%나 돼 말리면 크기가 거짓말처럼 줄어든다.

하루를 우린 싸리버섯을 말린 지 2일 8시간쯤 지난 모습. 생 싸리버섯은 수분이 90%나 돼 말리면 크기가 거짓말처럼 줄어든다.

선풍기 바람을 쐬며 3일 3시간쯤 말려 완전 건조된 싸리버섯. 말린 싸리버섯을 다시 불려 요리하면 향이 더 진하다.

선풍기 바람을 쐬며 3일 3시간쯤 말려 완전 건조된 싸리버섯. 말린 싸리버섯을 다시 불려 요리하면 향이 더 진하다.

손쉬운 요리...독특한 향과 씹히는 질감 매력
사온 버섯으로 집에서 3가지 요리를 해 먹었다. 장에 갔다 온 날(26일) 오후에 싸리버섯을 다듬고 삶아 물에 담가두고, 저녁 반찬으로 쇠고기와 애호박 넣고 땅느타리볶음을 해서 먹었다. 29일 저녁에는 파프리카 들어간 싸리버섯쇠고기볶음, 30일 저녁에는 돼지고기·감자·애호박 넣고 싸리버섯고추장찌개를 했다. 싸리버섯은 향과 씹히는 질감이 좋아 당면에 섞어 잡채를 해도 맛있다. 부추와 섞어 전을 부치기도 한다. 앞서 얘기했지만 야생버섯으로 음식을 하는 데 교과서 같은 레시피는 없다. 구전(口傳)을 참고하고 자신의 감각을 더해 조리할 뿐이다.

땅느타리버섯에 소고기·애호박을 함께 넣고 팬에서 들기름으로 볶고 있다.

땅느타리버섯에 소고기·애호박을 함께 넣고 팬에서 들기름으로 볶고 있다.

소고기·애호박을 넣고 완성한 땅느타리볶음.

소고기·애호박을 넣고 완성한 땅느타리볶음.

땅느타리볶음은 조리가 간단하다. 씻은 버섯과 간장·마늘·참기름 양념으로 재운 쇠고기를 함께 소금 간을 하면서 들기름에 볶는다. 고기의 핏기가 가시면 길이가 비슷하게 잘라 준비해둔 애호박·풋고추·홍고추·쪽파를 넣고 한번 더 볶는다. 간을 한번 더 보고 맞춰서 접시에 담는다.

 양념해 재운 소고기와 조선간장(또는 액젓)으로 간한 싸리버섯을 팬에서 들기름으로 볶다가 파프리카·쪽파를 넣고 다시 볶고 있다.

양념해 재운 소고기와 조선간장(또는 액젓)으로 간한 싸리버섯을 팬에서 들기름으로 볶다가 파프리카·쪽파를 넣고 다시 볶고 있다.

싸리버섯볶음도 비슷하다. 삶아 우린 버섯 물기를 꼭 짠 다음 참기름·액젓·소금을 넣고 버무린다. 달군 팬에 재운 소고기를 넣고 가닥이 서로 떨어지도록 들기름으로 볶는다(소금·후추 뿌린 생 돼지고기를 써도 된다). 양념한 버섯을 넣고 섞으며 볶는다. 같은 길이로 자른 노랑·빨강 파프리카와 쪽파를 넣고 마무리 소금 간을 한다.

삶아 우리고 물기를 꼭 짠 싸리버섯과 돼지고기에 고추장을 버무려 볶다가 물을 약간 붓고 감자 넣고 찌개 밑재료를 익히고 있다.

삶아 우리고 물기를 꼭 짠 싸리버섯과 돼지고기에 고추장을 버무려 볶다가 물을 약간 붓고 감자 넣고 찌개 밑재료를 익히고 있다.

찌개 밑재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애호박(양파), 다진 생 고추, 파 등을 넣고 마지막 간을 본 다음 호박이 익을 때까지 끓여 싸리버섯고추장찌개를 마무리한다.

찌개 밑재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애호박(양파), 다진 생 고추, 파 등을 넣고 마지막 간을 본 다음 호박이 익을 때까지 끓여 싸리버섯고추장찌개를 마무리한다.

돼지고기·애호박이 들어간 싸리버섯고추장찌개 완성품.

돼지고기·애호박이 들어간 싸리버섯고추장찌개 완성품.

경북 풍기역전 시장에서 사온 싸리버섯에 돼지고기와 애호박을 넣고 2010년 10월 17일 집에서 끓인 고추장찌개.

경북 풍기역전 시장에서 사온 싸리버섯에 돼지고기와 애호박을 넣고 2010년 10월 17일 집에서 끓인 고추장찌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싸리버섯고추장찌개는 산골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해먹는 방식이다. 삶고 우린 버섯과 돼지고기를 고추장에 버무려 볶는다. 버섯은 물기를 꼭 짠다. 물을 조금 붓고 한 입 크기로 자른 감자도 함께 볶는다. 물을 적당량 더 붓고 고춧가루를 풀고 끓인다(고추장·고춧가루는 입맛에 따라 택일하거나 비율 가감). 애호박·양파 등 채소를 넣고 파·마늘, 청·홍 고추 등 양념을 한다. 끓이면서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천연 분말 조미료(표고·멸치·새우 등)를 써도 된다. 지역·가정에 따라 밀가루를 약간 풀어 걸쭉하게 하기도 한다.

해 먹지는 않았지만 애호박(또는 무)을 넣고 싸리버섯된장국을 끓이기도 한다. 멸치육수에 된장 풀고 애호박(또는 무) 넣고 끓이다가 삶고 우린 버섯 넣고 끓이면서 다진 파·마늘, 풋고추 넣고 간 맞춰 마무리한다. 천연 분말조미료를 넣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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