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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 블론드' 샤를리즈 테론의 화끈한 액션 설욕전

중앙일보

입력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

감독 데이비드 레이치 | 출연 샤를리즈 테론, 제임스 맥어보이, 소피아 부텔라 | 원작 안토니 존스턴, 샘 하트 | 각본 커트 존스타드 | 촬영 조나단 셀라 | 음악 타일러 베이츠 | 미술 데이비드 슈엔만 | 편집 엘리자베스 로날드스도티르 | 의상 신디 에반스 | 장르 액션 | 상영 시간 114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매거진M] '아토믹 블론드' 영화 리뷰

★★★☆

[매거진M] 샤를리즈 테론의 원톱 액션영화 ‘이온 플럭스’(2005, 캐린 쿠사마 감독)의 뼈아픈 실패 때문일까? ‘아토믹 블론드’는 퓨리오사(‘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로 딛고 일어선 테론의 화끈한 액션 설욕전이다. 그가 맡은 로레인이란 인물은 ‘에이리언’ 시리즈(1979~)의 리플리(시고니 위버), ‘터미네이터’1, 2편(1984~1991,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킬 빌’1, 2편(2003~2004,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를 이을 차세대 여성 액션 주자로 손색이 없다.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

냉전시대 끝물인 1989년 독일 베를린. 동독과 서독을 가르는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인 이곳은 환희와 기대가 넘실대지만, 스파이들에겐 최후 결전의 현장이다. 영국 정보기관 MI6의 최정예 요원 로레인은 베를린에 잠복 중이던 동료가 살해되면서 이곳에 급파된다. 전 세계 스파이의 이름이 적힌 ‘핵폭탄급’ 명단도 찾아야 하는 상황. 로레인은 베를린 지부장 퍼시벌(제임스 맥어보이)의 도움을 받아 문제 해결에 나선다.

스타일리쉬한 액션물을 표방한 만큼 영화는 화면 곳곳에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팅거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 같은 스파이물처럼 리얼리티를 살리는 연출보다, 냉전 종식을 앞둔 스파이 세계의 혼돈을 극대화하는 미장센과 음악으로 이 영화만의 차별점을 찾는다. 네온 불빛의 조명 아래서 피로한 얼굴로 얼음이 가득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는 로레인의 초현실적인 모습이 대표적이다.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

인물 설명이 다소 길어진다 싶을 때쯤 영화는 10여분간의 롱테이크 액션으로 관객을 한 차례 환기시킨다. 이 장면은 ‘올해의 액션’으로 꼽아도 될 만큼 압도적이다. 테론은 일말의 눈속임 없이 10여 명의 남자들과 처절한 육탄전을 벌인다. 팔꿈치, 손바닥 등을 이용한 맨손 격투술, 주변 집기를 이용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주로 총을 사용하는 존 윅(키아누 리브스)보다 더 날것으로 다가온다.

로레인에게 눈물빼는 사연이 없다는 것도 신선하다. 그동안 여성 주연 액션은 한많은 여인의 복수담이 많았다. 로레인에게 사적 복수심은 거의 없다. 그는 직업 여성으로서 자신이 맡은 일에 소임을 다한다. 그의 고민은 남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직업적 딜레마뿐이다.

 ‘아토믹 블론드’는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이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공동 연출한 ‘존 윅’(2014) 1편처럼 새로운 스파이 캐릭터를 창조하고 잘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존 윅-리로드’(2월 22일 개봉,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에서 그 세계관을 멋지게 확장했듯 ‘아토믹 블론드’도 2편이 더 기다려진다.

※TIP: 타일러 베이츠 음악감독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2014~)의 음악감독이다.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존 윅' 시리즈(2014~)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의 원조 액션팩.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 조지 밀러 감독) 테론은 이 영화의 성공으로 ‘아토믹 블론드’ 프로젝트를 발전시킬수 있었다.

‘악녀’(6월 8일 개봉, 정병길 감독) 한국판 청불 여자 액션영화.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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