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공약집’ 다시 들춰보는 민주당…“민주당 약속과 일치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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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왼쪽)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연합뉴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왼쪽)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원식 원내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집을 다시 들춰보고 있다. 5월 9일 대선 이후 110여일 만에 ‘안철수 후보 공약집’을 꺼내보기 시작한 건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기대하는 국민이 많다”며 “특히 안 대표가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은 제 지역구 노원을 바로 옆에 있어 인연도 깊다”고 덕담을 건넸다.

우원식 원내대표 “탈원전ㆍ경제민주화 등 안 대표 진심 담긴 공약” #“민주당 약속과 일치하는 부분 상당히 많아…달라진 야당 기대” #‘같은 코드’ 부각시켜 정기국회 협조 이끌어내려는 시도인 듯 #축하 난 보낸 추미애 대표 “적폐청산 큰 길에 함께해주실 것” #안철수 대여 기조에 촉각 세우는 민주당…“협치 필요성 커져”

우 원내대표는 이어 “어제(27일) 저녁 안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당 선거 공약집을 다시 꺼내 봤다”며 “거기에는 안 대표의 진심이 담긴 탈원전, 경제 민주화, 소방관ㆍ경찰관 증원 등 공공 일자리 늘리기, 강한 안보 등 중요한 약속이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기국회에서 실천하겠다고 한 약속과 일치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민생ㆍ안보를 중심으로 건설적 국회를 이끄는 데 협조하겠다”며 “야당도 달라진 야당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같은 코드’를 부각시켜 정기국회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정우 의원(오른쪽)이 28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대표에게 추미애 대표가 보낸 난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정우 의원(오른쪽)이 28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대표에게 추미애 대표가 보낸 난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대표도 일단 안 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환영 인사를 건넸다. 추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에게 축하 말씀을 드린다”며 “북 핵ㆍ미사일 위협이란 엄중한 상황을 잘 극복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적폐청산의 큰 길에 안 대표도 함께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김정우 당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안 대표에게 축하 난을 보내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새로 출범한 안 대표의 대여(對與)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대표는 27일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오만함과 독선에 빠진 권력의 모습이 보인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과반을 점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의석 구조(민주당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바른정당 20석, 국민의당 40석, 정의당 6석, 무소속 5석)를 감안하면 민주당으로선 국민의당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정기국회 개혁 과제 처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안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명 야당’을 기치로 내건 만큼 국민의당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본다”며 “원활한 정기국회 운영을 위해서는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과의 협치 중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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