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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연차휴가 사용률과 정시퇴근 이행률 성과 평가에 반영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와대가 24일 연차 휴가 사용률과 ‘가정의 날’ 정시 퇴근 이행률을 성과 평과에 반영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매주 수요일을 정시(오후 6시) 퇴근하는 ‘가정의 날’로 지정한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청와대 내부 지침을 이정도 총무비서관으로부터 보고 받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정과제 중 하나인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과 생활의 균형 실현’을 위해 정부가 모범 고용주로서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도 이러한 취지에 맞춰 청와대 직원의 연가사용 활성화 및 초과근무 최소화를 위한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새로 마련된 지침에 따르면 우선 신규 임용 공무원은 임용 시점에 비례해 연가 일수를 부여키로 했다. 일반직 공무원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이 주로 해당된다. 이에 따라 5월 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의 연가 일수도 기존 21일에서 14일로 줄어들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일한 만큼에 대해 주어진 (연가) 일수 산정이면 그렇게 해야되겠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에게 남은 연차 휴가는 8일이다. 지난 5월 22일 하루짜리 연차를 내고 양산 사저를 다녀왔고 지난 7월 31일~8월 4일까지의 여름휴가 동안 연차휴가 5일을 썼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은 네달 동안 한달에 하루 정도 씩은 관저에서 쉬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연가 일수의 70%이상은 의무 소진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연가 일수 의무 소진에 따라 줄어드는 연가보상비는 전문임기제 공무원 신규 채용 등 인력 충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회의에선 오는 9월 중으로 정부기관의 초과 근무 단축 및 연차 휴가 활성화 방안도 마련해 발표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우리는 참 많이 일한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열심히 일한 국민들에게 쉴 권리를 찾아드리겠다”며 연차 휴가 사용 의무화와 대체 휴가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통령에 당선 된 뒤에도 “연차 휴가를 다 쓰겠다”며 예정된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국면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여름 휴가를 취소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휴가 도중 업무에 복귀하는 일도 있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여름 휴가를 포기했다. 비상상황이 잦은 청와대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휴가 보장 제도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가 휴가 권장에 나서면서 올 추석 연휴 시작 전인 10월 2일(월)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될 지도 관심이다.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이전 주말인 9월 30일(토)부터 개천절인 10월3일(화)과 추석 연휴(4~6일)를 거쳐 한글날인 10월 9일(월)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다. 지난달 6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올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지정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었다.

 임시공휴일을 확정하려면 인사혁신처가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만든 뒤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혁신처에서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각각 물과 커피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2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각각 물과 커피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고 싶었는데 제가 물을 못 마셨다”고 말하자 한 참석자가 “‘속 타는 임종석 비서실장’ 같은 사진 기사가 나갈까 봐 그런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웃으며 “그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다. 얼른 미리 물을 마셔두는 거다”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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