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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는 비논리적 오페라일까?

중앙일보

입력

상징으로 가득한 동화 같은 이야기로 모차르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오페라 속에 담긴 미학을 설명하는 학술포럼이 25일 열린다. [중앙포토]

상징으로 가득한 동화 같은 이야기로 모차르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오페라 속에 담긴 미학을 설명하는 학술포럼이 25일 열린다. [중앙포토]

 모차르트 ‘마술피리’는 전 세계에서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동화 같은 이야기와 다양한 상징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이야기에 설득력이 없고 비논리적이라고 한다. 선과 악이 갑작스럽게 뒤바뀌고 인물 성격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학자 이성률은 “언뜻 보면 비논리적인 ‘마술피리’는 거짓으로 팽배한 사회 속에서 진실만을 추구하는 구도자의 삶을 정교한 짜임새로 표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본과 음악의 관계, 장면을 배치한 의도 등을 연구한 결과다.

25일 '오페라 속의 미학' 학술포럼 열려 #음악미학연구회 주최,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후원 #17세기부터 21세기 오페라까지 다양한 오페라의 의미 분석

25일 열리는 ‘오페라 속의 미학 Ⅰ: 몬테베르디에서 진은숙까지’ 학술포럼에서 나올 발표 내용의 일부다. 서울대 음악학 전공 석ㆍ박사 학생들이 중심이 된 음악미학연구회(회장 오희숙 서울대 교수)가 여는 오페라 포럼이다. 몬테베르디 ‘포페아의 대관’부터 모차르트 ‘마술피리’, 스티브 라이히 ‘쓰리테일즈’, 이건용 ‘봄봄’, 진은숙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넓은 시대를 포괄하는 오페라 작품에 담긴 의미를 살펴본다.

‘왜 17세기 오페라는 선악을 판단하지 않았을까’ ‘테크놀로지는 어떻게 예술가들의 성취 및 작곡 양식을 드러내는 일종의 시학이 되는가’ 같은 흥미로운 질문과 ‘청중이 오페라에서 비평적 주체라는 우월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방식’ ‘진은숙이 흔들어놓은 일상에 뿌리박힌 근대적 사고’ 같은 주제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용숙(오페라 평론가), 김미영(독일 쾰른대 음악학 박사), 이성률 (독일 뮌스터대 음악학 박사), 이민희·원유선(서울대 음악학 박사수료)이 발표를 맡는다.

오페라로 다양한 논의를 끌어낸 책『오페라 속의 미학 Ⅰ』.

오페라로 다양한 논의를 끌어낸 책『오페라 속의 미학 Ⅰ』.

발표 내용이 담긴 『오페라 속의 미학 Ⅰ』(음악미학연구회 엮음, 이용숙ㆍ오희숙 책임편집, 음악세계)도 출간됐다. 학술포럼과 책 모두 세아이운형재단의 후원을 받았다. 생전에 오페라 후원에 힘을 쏟았던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을 기려 만든 재단이다. 포럼은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서울 서교동 세아타워에서 열린다. 참석비는 무료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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