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희(사진) 상하이 한국상회 회장 겸 한인회장은 “현재 중국 교민 상황은 암울하다는 말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며 “여태까지의 중국 시장 진출 방식은 효용이 다했으니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영희 상하이 한인회장
-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
- “모두 중국을 떠나고 싶어한다. 중국 시장에서 재미를 본 사람들도 발을 뺄 시기라고 생각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엔 8월 대통령 방중이 실현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 기대했다. 지금은 그 기대도 접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해결되더라도 원상복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 사드 문제가 근본 원인이 아니란 말인가.
- “지금의 위기는 한·중 간의 경제 규모 격차, 그에 따른 기업 경쟁력과 자금력의 역전 등이 사드와 맞물려 벌어진 상황이다. 날이 갈수록 중국 상품, 중국 기업의 우월성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제 중국 사람이 못 만드는 게 거의 없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4차 산업혁명에서도 앞서가고 있지 않나. 우리가 새로운 전략을 짜지 않으면 정말 암울한 상황을 맞을 것 같다.”
- 그럼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야 하나.
- “중국 시장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세워야 한다. 상하이는 이미 뉴욕과 같은 수준이다. 여기서 세계 일류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베이징·상하이만 고집하지 말고 눈을 지방의 다른 도시로 돌려야 한다. 인구 1000만의 시장에 인프라와 잠재력을 가진 도시가 중국에는 널려 있다.”
상하이=예영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