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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절망적인 시대에 많은 것 보여줘" 외신이 본 文 대통령 취임 100일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외신에 보도된 한국의 모습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이날 CBS라디오 '시사 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임상훈 국제문제평론가는 '무능한 정권에 응답한 현명한 국민'으로 한국의 상황을 설명한 미국 언론의 발언을 소개하며 "새 정부의 100일은 외신들도 관심이 컸다"고 소개했다.

협상가·허니문·문바마

문재인 대통령을 '협상가'라고 소개한 타임지 표지.

문재인 대통령을 '협상가'라고 소개한 타임지 표지.

북한의 무력 도발로 인해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타임지는 아시아판에 문 대통령을 표지 모델로 내세우며 '협상가'라고 소개했다. 7월 디 애틀랜틱은 '북한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말했고 이와 비슷한 중재자·균형자와 같은 평들이 다수 나왔다.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현실적인 실용주의자로서 미국, 중국, 북한 등의 국가들 사이에서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내부적으로는 국민에게 부드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문 대통령의 성을 영문으로 표기한 문(Moon)에서 착안한 '허니문'이라고 표현했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역동적인 모습이 닮았다고 '문바마(Moon-bama)'라고 애칭을 붙였다.

산양에서 사자가 된 영웅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임 평론가는 문 대통령에 관한 가장 재미있는 평가로 홍콩의 주간지인 아주주간의 '산양에서 사자가 된 영웅'이라는 표현을 소개했다. 해당 언론은 "온화하고 얌전한 산양에 가까웠던 문 대통령이 어느새 국가를 이끌어가는 사자로 변했다"면서 "말이 수려하지 않아 반대자들이 비웃는 경우도 있지만, 그중 사람을 감동시키게 만드는 메시지들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개인적인 성품으로 인해 연예인이 누릴 법한 팬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탈원전에서는 평가 엇갈려

8월 14~15일 전국 남녀 1000명에게 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2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8월 14~15일 전국 남녀 1000명에게 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2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임 평론가에 따르면 북한 문제를 제외하고 문 대통령 정책 중 외신에서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탈원전이다. 그린피스 사무총장은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에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일자리를 창조할 수 있다. 신에너지 생산을 지원하려는 계획과 일치한다"고 호평했다. 반면 프랑스의 피가로신문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한국에서 탈원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국, 절망적인 시대에 많은 것 보여줘"

촛불신탁의 자기암시와 고르디우스의 매듭.

촛불신탁의 자기암시와 고르디우스의 매듭.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미국과 유럽의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그 동력을 상실하고 극우주의의 극단적인 포퓰리즘에 맞서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이 보여준 민주주의의 실천 방법은 이 절망적인 시대에 많은 것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 유럽보다 한국이 낫다'는 평가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임 평론가의 설명이다. 그는 외신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데 대해 "절대적인 시민의 변화 의지를 업고 탄생한 정권이었기 때문에 성숙한 민주주의에 대한 찬사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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