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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3년4개월 만에 대통령 만난 '유민 아빠' 김영오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었는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사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인 김영오 씨를 만나 두 손을 잡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참사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인 김영오 씨를 만나 두 손을 잡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행사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유민 아빠' 김영오씨(고 김유민 양 아버지)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나게 됐는데 심정이 어떻나"라는 질문에 "너무 억울했어요. 분통이 터졌고. 지금은 너무나 감동적이죠.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아니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간 얼마나 애썼나"라면서 "3년간 노숙하고 단식도 하고 그렇게 만나달라고. 분수대 앞 광장에서 시위하고. 정말 빌었습니다. 지금은 그 응어리가 모두 터지는 것 같다"고 했다. 말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힌 김씨는 "너무나 감격스럽고. 고맙고. 그런데 울면 창피하잖아"라며 입술을 깨물고 울음을 참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는 "이렇게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위로가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 김영오씨 페이스북]

[사진 김영오씨 페이스북]

김씨는 앞서 청와대를 들어가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에) 이렇게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것을"이라며 "지난 3년간 가슴에 사무친 못다 한 말 다하고 오겠다"고 글을 남긴 바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영빈관에 입장했다. 표정은 침통했고, 눈시울과 코끝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며 입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인사말을 듣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인사말을 듣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 대통령이 공식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진상 규명 등 후속 조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세월호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의 한을 풀어주고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면담에는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명이 참석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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