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형세를 착각했던 대국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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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통합예선> ●김채영 3단 ○위즈잉 5단

5보(79~113)=하변에서 벌어진 1차 접전에서는 김채영 3단이 선취점을 올렸다. 바둑이 중반으로 접어드는 현재, 대다수 프로기사는 김채영 3단에게 여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바둑을 두는 대국자들 분위기는 정반대였다고 한다. 김채영 3단은 바둑이 끝난 뒤 "위즈잉 5단이 돌을 놓는 손길이 빠르고 당당해서 나는 내가 불리한가 보다 생각했다"며 "바둑이 끝나고 복기할 때 들어보니 실제로 위즈잉 5단은 자신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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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때 위즈잉 5단이 둔 수들을 보면 여유가 넘쳐난다. 84로 우상귀를 걸친 수만 해도 그렇다. 김채영 3단은 "위즈잉이 여유 있다고 생각해서 빡빡하게 두지 않았던 것 같은데, 84는 107자리로 먼저 다가와서 압박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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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둑의 승부처는 우상귀 '패'가 됐다. 패싸움을 하는 도중엔 김채영 3단의 실책이 나왔다. 101로 끊은 다음, 좌변 흑마가 불안했는지 103으로 늘었던 것. 박영훈 9단은 "결국 113으로 빵때림을 당했는데 그럴 거면 '참고도'처럼 패를 계속하는 게 좋았다"며 "좌변 흑은 잘 죽지 않는 모양이다. 103으로 나간 건 팻감만 하나 없앤 결과"라고 지적했다. (97, 105, 111…87, 100, 108, 113…94)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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