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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말 폭탄’에 금융시장 충격 … 코스피 2300선 위협, 미·유럽도 연일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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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 리스크가 주식시장을 휩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이 주고받는 ‘말 폭탄’의 강도가 높아지며 증시 충격도 커졌다. ‘북핵 쇼크’는 전 세계 증시로 번지고 있다.

증시·외환·채권 시장 동시 충격 #“2주 끌었던 4월 위기설 때보다 #더 길게 시장 리스크 작용할 것”

11일 코스피는 하루 전과 비교해 1.69% (39.76포인트) 하락한 2319.71로 장을 마쳤다. 이날 개장과 함께 1.54%(36.41포인트) 하락한 2323.0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더니 2320선까지 내줬다.

북 미사일 도발의 여진은 나흘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의 북한 리스크에 대한 내성과 학습효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8월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코스피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충격은 주식·외환·채권시장을 동시에 덮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일 대비 1.5원 내려간 1143.5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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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충돌에 대한 불안감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 증시로 번지는 중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93%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2.1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1.45%) 할 것 없이 전방위 하락세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 증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프랑스 CAC40 지수(-0.59%), 영국 FTSE100지수(-1.44%), 독일 DAX30지수(-1.15%)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기업 실적 둔화, 경기 회복 부진에 혹시 모를 북·미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까지 세계 증시를 얼어붙게 했다.

탈출구는 결국 금과 일본 엔화로 대표되는 안전자산이다. 1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하루 전보다 0.8% 상승했다. 류종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 가격은 2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고 엔화 강세로 달러당 엔화 가치는 8주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창군절을 전후해 ‘4월 위기설’이 불거졌던 넉 달 전보다 상황은 더 나쁘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의 지속성이나 향후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4월 부각됐던 상황(2주 정도 지속)보다는 더 긴 기간 시장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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