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운전기사 갑질' 이장한 종근당 회장 사전구속영장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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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한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에 휘말린 제약회사 종근당의 이장한 회장이 피의자 신분조사 차 2일 오전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한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에 휘말린 제약회사 종근당의 이장한 회장이 피의자 신분조사 차 2일 오전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한 녹취록이 드러나 '갑질' 논란에 휩싸인 이장한(65) 종근당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언 등 협박으로 불법 운전을 지시한 강요죄와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회장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 회장이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가 다수인 점,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전직 운전기사 4명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녹취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달 공개된 녹취록에는 이 회장이 기사들에게 '너는 생긴 거부터가 뚱해서, 살쪄서…""아비가 뭐하는 X인데 제대로 못 가르치고 너희 부모가 불쌍하다 불쌍해 XX" 등의 발언을 하는 음성이 담겨 있었다.

이 회장의 운전기사들은 그가 폭언을 하면서 불법 운전을 지시했다고도 주장했다. 운전기사 A씨는 "이 회장이 '전방에 사람이 없거나 차량이 없으면 빨간불을 계속 무시하고 통과하라''차가 막히면 버스 전용차선을 타라'고 했다. 그 말을 안 들으면 폭언이 날아왔다"고 증언했다. 폭언 논란 외에 이 회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의사 처방 없이 접대용으로 나눠준 혐의 또한 받고 있다.

지난 2일 경찰에 소환된 이 회장은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번 사죄를 드린다.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기사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 회장은 '다른 직원들에게도 폭언을 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열심히 일 하려고 노력은 했다"고 말했고, 처방전 없이 치료제를 나눠준 혐의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의사들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진술을 잘 하겠다"고 답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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