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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야덕들의 생애 ‘첫’ 올스타전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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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덕들의 생애 ‘첫’ 올스타전 직관일지

by 이다현

투수의 손에서 포수의 미트로 공이 빠르게 빨려들어가듯 2017 프로야구도 어느새 뜨거웠던 전반기를 마쳤다. 프로야구 정규 리그가 시작되고 전반기가 끝난 지 얼마 안 된 435 경기만에 벌써 프로야구는 500만 관중을 넘겼고(7월 19일 기준), 뜨거웠던 전반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번 올스타전에 대한 야덕(야구 덕후)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방학을 맞이해 야구 경기라면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원정 응원을 다니는 이다현 청소년기자도 야덕으로서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열기를 직접 체감해보고자 올해 대구에서 처음 열리는 올스타전 직관을 가봤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대구에 가기 위해 대구터미널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러 갔다. 이미 지하철역은 올스타전을 보러 온 각 구단의 팬으로 가득찼다. 보통 경기 때는 직관을 하러 가는 홈팬과 원정팬의 유니폼밖에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올스타전이라 각자 응원하는 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수많은 팬이 한 지하철역에 모여 있어 신기했다. 10개 구단의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아니더라도 야구를 응원하는 뜻깊은 경기처럼 느껴져 왠지 모르게 나도 들떴다.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 티켓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 티켓

경기 내용을 보기 전에, 올스타전이란?

정규 리그 전반기가 끝나면 선수와 팬들을 위한 이벤트인 올스타전이 열린다. 쉽게 말하자면 야구 팬을 위한 연례 축제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드림팀과 나눔팀으로 나뉘어, 각팀의 스타급 선수를 모두 출전시켜 팬을 위해서 펼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올스타전 선수는 6월 5일부터 30일까지 26일간 포털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팬 투표 70%와 6월 21일 경기가 열린 5개 구장에서 감독, 코치, 선수를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한 선수단 투표 30%를 비율로 합산해 최종 집계로 선정된다. 투표로 선수가 선발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일반 야구 경기와는 다르게 각 팀의 인기 있고 주요한 선수들을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말 그대로 별들의 축제인 셈이다.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2017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이번 올스타전은 지난해 완공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진행됐다. 최근에 지어진 구장이라 그런지 외관도 잘 꾸며져 있고 편의시설 또한 깔끔하고 편리했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구장에 갈 때 교통이 편리하면 더 자주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라이온즈파크는 터미널과 지하철이 잘 연결돼 있고 지하철역에서 바로 출구로 나오면 경기장이 보여 이동에 불편함이 없어서 좋았다.

올스타전 경기가 시작되기 전 경기장 밖 이벤트 부스에서 야구 팬을 위한 각종 행사를 열었다. 음료 회사의 시음 이벤트로 목을 축였다. (사진=이다현기자)

올스타전 경기가 시작되기 전 경기장 밖 이벤트 부스에서 야구 팬을 위한 각종 행사를 열었다. 음료 회사의 시음 이벤트로 목을 축였다. (사진=이다현기자)

올스타전이 시작되기 전 구장 밖에서는 팬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가 열렸다. 2017 올스타전 협찬사인 D사에서는 시음 이벤트와 함께 공을 맞추면 선물을 주는 행사를 열었다. Y제약사에서도 공을 배트로 쳐서 구멍에 넣으면 파스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작년에는 각종 이벤트와 선물이 많았다고 들어서 내심 기대했는데, 이번 올스타전 이벤트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본격적인 경기 시작

드림팀과 나눔팀의 올스타를 소개하고 각 팀의 마스코트가 나와 나름의 끼를 발산하는 오프닝 공연이 시작됐다. 오프닝 공연 후 경기가 시작하려는데 조금씩 비가 내렸다.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자 비가 그쳐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올스타전이라는 특성상 다른 구단 선수도 같은 팀 선수가 되었기 때문에 다른 구단 선수가 나와도 같이 박수쳐주고 응원을 한다는 것이 정말 재밌었다.

이승엽, 올스타전 마지막 타석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 9회초 1사 2루 이승엽이 내야 뜬공을 치고 있다. 2017.7.15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승엽, 올스타전 마지막 타석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 9회초 1사 2루 이승엽이 내야 뜬공을 치고 있다. 2017.7.15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드림팀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는 1회 최정과 이대호가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연속 홈런을 때려 2점을 뽑아냈다. 선발투수가 기아의 에이스인 양현종이라 3회 정도까지는 계속 공을 던질 줄 알았는데 다음 이닝에 바로 임찬규 투수가 교체됐다. 3회에는 투수 배영수를 상대로 구자욱과 최정, 이대호가 홈런을 터뜨리면서 6-0으로 만들었고 2사 3루에서 이지영이 적시타를 만들어내 단숨에 스코어를 7-0으로 만들었다. 4회에도 투수 김진성이 이대호의 땅볼 타구를 잡았지만 1루 악송구를 하면서 드림에게 찬스가 이어졌는데 2사 1,3루에서 이승엽이 안타로 1타점 2루타를 때려내고 전준우도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3점을 추가했다.

나눔팀 올스타는 공격 타임 때마다 힘을 쓰지 못했지만 드림팀은 5회에도 이지영이 투수 원종현 상대로 2루타를 만들어내고, 1사 3루에서 구자욱이 안타를 쳐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인데도 스코어는 11-0으로 나눔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 그래도 나눔의 득점을 기대하며 치어리더와 응원단장들의 응원가에 맞춰 열심히 응원했다. 응원에 부응이라도 하듯 7회 드림의 심창민이 최형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김태균의 안타, 모창민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의 유강남이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지만 김선빈이 병살타로 아웃되면서 나눔이 잔루 만루를 남기고 나눔은 아쉬운 이닝을 마쳤다.

최정,

최정, '또 넘겼어'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 3회초 무사 2루 때 2점 홈런을 쳐낸 최정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7.7.15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드림이 8회 이해창의 안타와 이원석의 2루타로 더 점수 차를 벌렸지만 8회 나눔 최형우가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조금의 간격을 좁혔다. 점수는 12-4. 드림은 마지막 공격에서도 한동민과 에반스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보태 13-4로 만들었다. 나눔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9회 말 유강남과 김선빈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추격, 무사 2루에서 나성범이 투런 홈런, 1사 후 이형종이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려 13-8까지 쫓아갔다.

야구는 9회말 2아웃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을 간절히 믿으며 나눔의 역전승을 바랬지만 드림 박세웅 선수가 2사 후 등판해 마지막 아웃카운트와 드림의 승을 잡았다. 경기는 13-8로 3년 연속 드림의 승. 올스타전이 끝나면 경기를 승으로 이끈 주요 선수에게 MVP 자격을 주는데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 3득점으로 활약한 최정이 이번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경기를 마치고 응원석을 향해 인사하는 선수와 각 팀의 마스코트

경기를 마치고 응원석을 향해 인사하는 선수와 각 팀의 마스코트

이번 올스타전을 통해 다른 구단 선수의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한다는 것 자체는 좋았지만 기록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기라고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경기 중간에 내야와 외야의 모든 팬들이 파도타기를 하며 야구를 즐기던 일, 그리고 경기가 마무리된 후 조명이 꺼진 구장에 플래시를 켜서 즐거웠던 올스타전을 다시 한번 축하한 일, 또 마지막으로 올스타전의 하이라이트 불꽃축제 못지않은 불꽃놀이는 정말 완벽했던 것 같다.

처음 간 올스타전에서 응원하는 팀이 속한 나눔이 결국 져 아쉬웠지만, 야구를 사랑하는 팬과 함께 응원하며 각 구단의 스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뜻깊은 경기였다. 지금은 엄청난 야덕인 나도 야구를 좋아하기 전까진 야구의 매력을 몰라 관심도 없었다. 우연찮은 기회로 야구 직관을 가게 되었고 그날 팬들과 팀을 응원하며 야구에 점점 빠져들게 됐다. 이 기사를 본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야구를 접하고 야구의 짜릿함과 전율을 느끼길 바란다.

글·사진=이다현(상명대 1) TONG청소년기자 사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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