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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초콜릿이 전부? 연고에서 소금까지…오스트리아 필수 쇼핑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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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여행에서 가장 많이 사오는 모차르트 초콜릿. [중앙포토]

오스트리아 여행에서 가장 많이 사오는 모차르트 초콜릿. [중앙포토]

'모차르트 초콜릿이나 사 와라.' 6월 말 잘츠부르크 출장 전 주변에서 들은 심드렁한 조언이었다. 워낙 (쇼핑보다는 볼 게 많은) 예술의 나라 이미지가 강한 데다 이탈리아·프랑스같은 유명 브랜드의 본산지도 아니다보니 순간 떠오르는 쇼핑 아이템이 별로 없어서다. 하지만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법.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지형 조건이나 도시들의 남다른 기원을 알고 나면 이곳에서도 역시나 '이건 꼭 사야해'라는 지름신이 강림할 수밖에 없다. 오스트리아 관광청 직원과 현지 가이드가 추천하는 필수 쇼핑 아이템을 추려봤다.

'오스트리아 호랑이 연고' 마못 

오스트리아 국민 연고로,한국선 두더지 크림으로 불리는 마못 연고. 

오스트리아 국민 연고로,한국선 두더지 크림으로 불리는 마못 연고. 

알프스 자락 휴게소에서 발견한 물건이다. 원어 발음은 '무어멜트 살베(murmeltier salbe)'. 신경통이나 관절염, 멍든 곳에 효과가 있어 현지인들이 집에 두고 쓰는 '국민 연고'다. 국내에서 이 연고를 '두더지 크림'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다람쥐과에 속한 마못(marmot)을 두더지로 오해해서다. 마못은 해발 2000m가 넘는 알프스 고산지대에 살면서 에델바이스나 카모마일 같은 식물을 먹고 산다. 무어멜트 살베 연고는 이 동물의 목에서 추출한 지방이 주 원료로, 지방 안에 비타민 D·E가 함유돼 있다. 때론 오히려 외부에서 명성이 부풀려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마못 기름은 몇 백년 전부터 알프스 지역 노인들이 애용하던 관절 치료제였다는 이야기를 현지에서도 들었다. 발라보면 약이라기보다 보통 수분 크림 같다. 강한 냄새나 통증 부위에 싸한 느낌도 별로 없다. 헝가리의 유명한 관절염 크림 '악마의 발톱'과 비교해도 훨씬 약하다. 직방 효과보다 3주쯤 꾸준히 발라야 한다는 게 써 본 사람들의 후기. '천연 유기농' 인증 제품인만큼 약국뿐 아니라 유기농 전문점에서도 살 수 있다. 100㎖에 14.5 유로(1만9000원). 국내에서 구매 대행으로 사면 4만~5만원대(배송비 포함)로 가격 차이가 큰 편이다.

칠리 소금, 마늘 소금…어떤 맛일까 

칠리를 더한 식용소금. 오스트리아 마트에서는 스파용 소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다.

칠리를 더한 식용소금. 오스트리아 마트에서는 스파용 소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다.

잘츠부르크(Salzburg)에 간다면 한 번쯤 사볼 법한 기념품이 소금이다. 잘츠부르크의 뜻 자체가 '소금의 산', 그리고 오스트리아 중부지대를 일컫는 잘츠캄머구트 역시 '황제의 소금 영지'라는 의미 아닌가. 과거 잘츠캄머구트에서 생산된 암염이 소금으로 가공돼 유럽 전역에 퍼져 나갔고, 잘츠부르크는 이 소금을 교역하는 대표적 도시였다. 그런 뿌리 덕분인지 이제는 웬만한 마트에 가도 다양한 소금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던 흰 소금만이 아니라 토마토·바질·파슬리·마늘·칠리와 소금을 섞은 제품이 특히 많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직접 갈아 먹을 수 있도록 그라인더와 세트로 구성한 제품 역시 눈길이 간다. 대용량 봉지 상품도 많지만 선물용이라면 예쁜 유리병 제품을 추천한다. 90g짜리 병에 든 소금이 9~10유로(1만1700원~1만3000원) 수준이다. 맛 역시 우리의 바다 소금과 확연히 다르다. 염도가 훨씬 낮아 손가락에 묻혀 그냥 맛봐도 자극적이지 않아 자꾸만 손이 간다.

커피 매니어라면 율리어스 마이늘

율리어스 마이늘 원두. '벽돌 커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율리어스 마이늘 원두. '벽돌 커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커피 매니어라면 놓칠 수 없다. 비엔나 커피 브랜드 율리어스 마이늘의 원두 말이다. 1862년 비엔나에 첫 매장을 낸 이 브랜드는 유럽 최초로 대규모 원두 로스팅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타벅스 같은 대형 체인 커피 브랜드에 비해 더 고소해 국내에도 매니어가 적지 않다. 일명 '벽돌 커피'라 불리는데, 강한 압축으로 벽돌처럼 탄탄하게 포장한 모양 때문이다. 500g짜리 원두가 10유로(1만3000원) 안팎. 국내에서는 같은 용량을 3만원대에 팔아 무겁더라도 욕심내 볼 만하다. 현지 카페나 식료품점에서 이 원두를 살 수 있는데, 커피만 달랑 사고 매장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원두뿐 아니라 틴케이스와 찻잔 등 탐나는 디자인이 많기 때문이다.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에서 볼 수 있는 클림트의 키스를 프린트한 틴케이스(12유로, 1만6000원)처럼 한정판으로 나오는 제품도 꽤 있다.

구스타브 클림트의 '키스'를 그려넣은 한정판 틴 케이스.

구스타브 클림트의 '키스'를 그려넣은 한정판 틴 케이스.

'작품급'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잘츠부르크 크리스마스 장식 가게에서 파는 오너먼트. 작품에 가깝다.

잘츠부르크 크리스마스 장식 가게에서 파는 오너먼트. 작품에 가깝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여행에 지쳤을 때 들르면 좋을 곳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장식 가게다. 들어서는 순간 '환상과 동화의 세계'가 펼쳐져 보는 것만으로 잠시나마 여독을 잊게 된다. 매년 11~12월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때가 아니라 사시사철 도심 쇼핑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전문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엔 쇼핑거리인 게르라이데 거리에 몰려 있다. 우연히 들렀던 칸델라(candela) 가게에서도 '작품급' 오너먼트가 한 가득이라 눈을 떼기 어려웠다. 포슬린(Porcelain, 백색 자기) 종 모양 오너먼트나 얇은 유리 위에 수작업으로 페인팅 한 공모양 오너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 각국이 오너먼트를 팔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성대하게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다보니 '한 끗 다른' 디자인을 찾는다면 오스트리아에서 특히 눈여겨보라는 게 이곳 주인의 설명이다. 가격은 보통 40~60유로(5만~9만원)대로 생각보다 비싸다.

잘츠부르크 전경과 글자로 기념품을 대신할 만한 오너먼트.

잘츠부르크 전경과 글자로 기념품을 대신할 만한 오너먼트.

모차르트 초콜릿도 원조가 있다

은박과 파란색으로 포장한 모차르트 초콜릿은 천연재료의 수제 초콜릿이다.

은박과 파란색으로 포장한 모차르트 초콜릿은 천연재료의 수제 초콜릿이다.

역시 빠질 수 없다. 술부터 아이들 장난감까지 모차르트 얼굴이 박힌 물건이 널려 있다 보니 적어도 모차르트 초콜릿 하나쯤은 필수로 집에 가져가야 할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걸 원한다면 대안이 있다. 흔히 사는 빨간색 포장에 금박 초콜릿(Mirabell Mozart kugeln)과 달리 파란색에 은박 포장된 초콜릿(Original salzbuer Mozart kugel)을 고르는 것이다. 빨간색은 공장 보급형으로 가격을 낮춘 제품인 반면, 파란색 은박은 카카오 함량은 높고 설탕은 적게 쓴 고급 수제 초콜릿이다. 1890년부터 과자를 만들어 온 가족기업 파울 퓌르스트가 모차르트를 기리며 내놓는 것인데, 게트라이데 상점가 한복판에 있는 퓌르스트 카페 등 잘츠부르크의 매장 4곳과 온라인에서만 판다. 희소성 덕분에 퓌르스트 카페에는 관광객이 늘 북적댄다. 포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대략 개당 2000원 수준. 가장 많이 사는 10개 패키지의 경우 12~18유로(1만7000~2만3000원)다.
글·사진=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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