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물린 20대 외국인 근로자 사망… "물리지 않는 게 최선"

중앙일보

입력

충남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린 20대 남성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로 사망했다. 20대가 SFTS 감염으로 사망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야생 진드기.[중앙포토]

감염병을 일으키는 야생 진드기.[중앙포토]

충남도는 홍성군 광천읍의 한 축산농장에 근무하던 네팔 국적 근로자 M씨(24)가 지난달 30일 SFTS 감염으로 숨졌다고 1일 밝혔다.

20대 사망은 국내에서 처음… 올해 75명 발생, 19명 숨져 #방역당국 "예방백신 없어, 증상 나타나면 즉각신고" 당부

충남도에 따르면 M씨는 지난달 20일부터 발열과 오한, 식욕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24일부터는 증상이 심해져 인근 공공의료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의료원 측은 M씨가 발열과 백혈구 혈소판 감소 증상을 보이자 그를 천안의 대학병원으로 후송했다.

M씨는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에 입원했지만, 혈소판이 감소하고 간 수치 상승이 지속해 지난달 27일 무균실로 옮겨졌다. 30일부터는 의식불명과 토혈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회복되지 못했다. 충남도는 해당 병원에 역학조사관을 보내 조사를 진행하고 SFTS 양성을 확인했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전경. [중앙포토]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전경. [중앙포토]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전파하는 감염병이다. 감염되면 6일에서 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이 10∼30%에 이르는 제4군 감염병이다.

국내에는 2013년 첫 환자가 확인된 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SFTS는 백신이 없어 감염되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대책이다. 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70~80대 환자가 많다.

올해 들어 발생한 SFTS 감염환자는 전국적으로 7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9명이 숨졌다. 충남에서는 올해만 14명이 SFTS에 걸렸고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28일 논산에서 50대 여성이 감염돼 숨지기도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텃밭 가꾸기와 벌초·양봉 등 농작업, 등산 등 야외활동 때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발열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