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택시운전사' 토마스 크레취만의 필모그래피 12

중앙일보

입력

‘택시운전사’(8월 2일 개봉, 장훈 감독)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취재하는 독일 기자 피터를 연기한 외국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스스로 울보임을 인정할 만큼 감성 충만한 중년 배우이지만, 차갑고 도도한 외모로 인해 여러 영화에서 나치 독일군 역할을 연기하며 영화 팬 사이에서는 ‘나치 전문 배우’로 불리기도 했다. 크레취만의 주요작들을 열두 편으로 짚어봤다.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스탈린그라드: 최후의 전투(1993, 조셉 빌스마이어 감독)

'스탈린그라드:최후의 전투'의 한 장면

'스탈린그라드:최후의 전투'의 한 장면

독일군의 입장에서 바라본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 젊은 독일군 장교로 등장한 크레취만의 풋풋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상황을 그린 20주년 기념 동명 영화 ‘스탈린그라드’(2013,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에서도 독일군 장교로 등장하기에, 크레취만이 개인적으로 뜻깊게 꼽는 초기작이다. ‘나치 전문 배우’의 명성은 이때부터 시작.

스탕달 신드롬(1996,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스탕달 신드롬'의 한 장면

'스탕달 신드롬'의 한 장면

아리아 아르젠토가 연기한 여성 형사 안나에게 끔찍한 경험을 선사하는 연쇄살인범 알프레도를 섬뜩하게 연기했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크레취만의 광기 어린 연기는 이후 문제작 ‘그림 러브 스토리’로 이어진다. 크레취만은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과 ‘드라큘라 3D’(2012)에서 또 한번 만났다.

U-571(2000, 조너선 모스토우 감독)

'U-571'의 한 장면

'U-571'의 한 장면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잠수함 U-보트의 함장 건더 웨스너로 등장했다.자신의 잠수함을 빼앗은 연합군 장교 앤드루(매튜 매커너히)와 집요한 심리전을 벌이는 인물.

피아니스트(2002, 로만 폴란스키 감독)

'피아니스트'의 한 장면

'피아니스트'의 한 장면

 ‘U-571’(2000, 조너선 모스토우 감독)에서도 간교한 독일군 잠수함 함장을 연기한 크레취만. 하지만 나치 군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잔인무도한 역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피아니스트’에서, 유대인 피아니스트 스필만(애드리언 브로디)의 예술성에 교감하는 인간적인 독일군 장교 빌름 호젠펠트를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블레이드2(2002,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블레이드2'의 한 장면

'블레이드2'의 한 장면

흡혈귀 종족의 왕 다마스키노스(사진 오른쪽)를 연기했다. 흡혈귀 사냥꾼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에게 “함께 변종 흡혈귀 리퍼에게 맞서자”며 동맹을 제안하지만, 실상은 남몰래 음모를 꾸미는 사악한 악당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특수 분장을 하고 등장하기에, 크레취만의 본래 얼굴은 찾아보기 힘든 작품.

다운폴(2004,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

'다운폴'의 한 장면

'다운폴'의 한 장면

히틀러의 동서이자, 나치 친위대 장교 헤르만 페겔라인을 맡았다. 친위대 사령관 하인리히 히믈러와 함께 연합군과의 협상론을 이끌다 히틀러의 분노를 샀던 인물이다. 크레취만은 이 작품 외에 이후 ‘아이히만’ ‘택시운전사’ 등에서도 실존 독일인을 연기했다.

킹콩(2005, 피터 잭슨 감독)

'킹콩'의 한 장면

'킹콩'의 한 장면

까칠하고 다혈질이지만, 위험 앞에서는 상남자로 돌변하는 탐험선의 선장 잉글혼을 맡았다. ‘피아니스트’에서 함께 연기했던 애드리언 브로디와의 두 번째 재회.

그림 러브 스토리(2006, 마틴 웨이즈 감독)

'그림 러브 스토리'의 한 장면

'그림 러브 스토리'의 한 장면

식인 살인마에 빠져드는 여대생의 심리를 그린 독일 스릴러영화. 독일 사회를 뒤흔든 ‘로텐버그 식인 사건’을 소재로 삼은 작품으로 개봉을 두고 법적 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다. 크레취만은 이 영화로 2007년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이히만(2007, 로버트 영 감독)

'아이히만'의 한 장면

'아이히만'의 한 장면

한나 아렌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유명한 나치 친위대 사령관 아돌프 아이히만을 연기했다. 나치 전범 재판에서 유대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상부의 명령에 복종했다고 항변했던 인물이다. 동독 출신인 크레취만은 실존했던 자국의 전범을 연기하는 데 부담을 느꼈지만, 유대인 아내를 위해 최종 승낙했다고.

원티드(2008,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

'원티드'의 한 장면

'원티드'의 한 장면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했던 깁슨의 생부를 연기했다. 암살자로 출연하기에 시종일관 격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면서도, 한편 아들을 향한 애틋한 부정 역시 복합적으로 표현해냈다.

작전명 발키리(2008, 브라이언 싱어 감독)  

'작전명 발키리'의 한 장면

'작전명 발키리'의 한 장면

히틀러 암살 작전을 다룬 이 영화에서, 어김없이 크레취만은 수도방위를 담당하는 독일군 장교 오토 에른스트 레머 소령을 연기했다. 그가 멋진 몸매로 수영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크레취만은 동독에서 자라던 10대 시절 실제로도 수영 선수였다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조스 웨던 감독)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 장면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 장면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2014, 앤서니 루소·조 루소 감독)의 쿠키 영상에 이어 악의 집단 하이드라의 수장 폰 스트러커 남작을 연기했다. 마블 원작 만화 속 동명 빌런의 모습처럼 단안경을 끼고 등장했다. 날카로운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에 비해 비중은 무척 낮았다. 하이드라의 전신이 나치의 과학부서인 만큼, 어찌 보면 또 다시 나치를 연기한 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