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부동산 잡으면 피자 한 판”에 野, “북핵 해결하면 치킨 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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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피자 한 판’ 발언을 두고 야당이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가볍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제품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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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지난 27일 재계 총수들과 만찬을 함께한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벌어졌다.  문 대통령이 구본준 LG 부회장과 직원들을 격려하는 방안을 놓고 ‘피자 효과’를 이야기하던 중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제가 기획재정부에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발언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부동산 과열 양상을 잡겠다며 6·19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재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최고치인 0.57% 상승하는 등 정부 대책의 ‘약빨’이 먹히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이때문에 야당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수백조원에 달하면서 가계 및 국가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는데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31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집값 폭등으로 집 없는 서민들의 꿈이 깨지고 억장이 무너지며, 청년들은 결혼을 포기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피자 한 판 쏘고, 안 쏘고 하는 흥미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 같아 어처구니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다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면 피자 한 판에 치킨까지 쏜다는 말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그만큼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챙겨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야당이 말꼬리를 잡으며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문 대통령 발언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대한 실태 조사 중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강동구 둔촌동 등 집값이 크게 오른 강남권에 불법행위 단속반을 투입했다. 정부가 8월경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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