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US여자주니어골프에서도 벌어진 '컨시드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에리카 셰퍼드. [사진 USGA]

에리카 셰퍼드. [사진 USGA]

컨시드(concede). 골프 매치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이 규칙은 이후의 샷이 홀에 들어간다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공이 홀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상대방이 충분히 넣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컨시드를 준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공도 컨시드를 주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컨시드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OK' 혹은 '집어 들어라'라는 등의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밝혀야 인정받을 수 있다.

준결승전 연장 승부 펼친 셰퍼드와 문 #문, 홀에서 10cm 공 집었다가 1벌타 #셰퍼드 "상황 보고 있었다면 컨시드 줬을텐데..."

30일 미국 미주리주 오거스타 분밸리골프장에서 끝난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에서 '컨시드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9일 에리카 셰퍼드와 엘리자베스 문(이상 미국)의 준결승전에서 벌어졌다. 둘은 연장 승부를 펼쳤고,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먼저 셰퍼드가 파로 홀아웃했다. 문제는 문의 버디 퍼트 상황에서 일어났다. 문이 매치를 승리할 수 있는 1m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비껴가 홀에서 4인치(10cm) 거리에 멈춰섰다. 실망한 문은 이 공을 홀에 넣지 않고, 퍼트 연습을 위해 퍼터로 끌어 당겼다.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컨시드 논란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NF5WLRoegs (1분56초부터)

그러나 셰퍼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어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며 이의 제기를 했다. 경기 위원들은 규칙에 따라 문에게 1벌타를 부과했다. 결국 1m 버디 퍼트가 보기가 됐고 반대로 셰퍼드가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셰퍼드는 "문의 버디 퍼트 때 눈을 감고 있었는데 공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눈 떠보니까 이미 공을 집어 들고 있었다"면서 "그 상황을 보고 있었다면 컨시드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황이 논란이 됐다. 문은 직전 셰퍼드의 파 퍼트에 컨시드를 줬다. 남은 거리가 길지는 않았으나 문이 남은 거리보다는 훨씬 길었다. 문으로서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긴 거리에 대해 컨시드를 줬으니 자신도 당연히 컨시드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셰퍼드가 스포츠맨십에서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골프닷컴은 '컨시드를 인정하지 않은 퍼트에 US여자주니어선수권이 논란이 됐다'고 전했다. 골프월드는 '문의 입장에선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실수를 저질렀다. 문에겐 큰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겨도) 마치 진 것 같은 느낌이라 울고 싶다"던 셰퍼드는 30일 열린 결승에서 제니퍼 장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컨시드에 대한 논란은 종종 벌어져왔다. 지난 2015년 9월,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대항전 솔하임컵이 대표적이다. 당시 17번홀에서 앨리슨 리(미국)가 50cm 거리의 공을 집은 것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문제 삼았고, 앨리슨 리는 1벌타를 받았다. 그러나 "승리에 눈이 멀었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났다"며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페테르센은 "우리 팀이 이기는 것을 스포츠맨십보다 우선해서 생각했다"며 사과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