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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이정택의 당신도 CEO(4) 하루 10만원 매상에 허덕이다 지금은 136만원 버는 사장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퇴직자에게 재취업은 로망이다. 그러나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흔치 않다. 있다 하더라도 대개 일용직이나 임시직에 그친다. 마지 못해 창업 시장에 뛰어들어 보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이템 선정, 마케팅 등 막히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이럴 때 창업 마스터가 있으면 천군만마의 힘이 된다. 위기에 빠질 때 탈출 방법을 모색해 준다. 마스터가 바꾼 창업 성공 스토리를 실제 사례로 들여다본다. <편집자>

영국이 2016년 EU에 잔류할지 탈퇴할지 결정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투표율이 무려 72%를 넘어섰다. 그런데 개표가 끝난 뒤 영국 구글에서 발표한 검색어 2위 질문이 “EU가 뭐예요?”였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구나 검색어 1위 질문은 “EU를 탈퇴한다는 건 무슨 의미예요?”였다. 이것은 사람들이 제대로 모르면서도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10명 대가족 거느린 최기현씨 #군 제대후 차린 음식점 잇단 실패 #수제버거 전문점으로 변신 첫날 #2시간 매출만 80만원

자영업에 뛰어든 많은 사람이 꼼꼼하게 상권분석과 본인 능력을 점검한다고 하지만 의외로 허점이 많다. 트렌드만 좇아서 달리다 보면 본질을 망각하게 되고, 본인이 고집하는 맛을 고수하다 보면 트렌디한 입맛 변화를 놓치게 된다. 경계선의 줄타기를 잘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결국 사업은 기본만이 살길이다.

최기현(34)씨 가족은 방 3칸 79㎡ 집에 3대가 함께 산다. 지난 6월에 태어난 다섯째까지 합치면 10명의 대가족이다. 이 가족의 가장 최 씨는 성인이 된 이후 단 하루도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다. 군 제대 후 군산의 한 경양식 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금의 아내와 만났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면서 첫 아이를 낳고 3년 뒤에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어릴 적부터 다복한 가정을 꿈꿔 왔고, 첫 아이가 외로워하는 모습에 다자녀를 두기로 결심한 부부는 올 6월 다섯번째 아이를 출산했다.

최 씨는 첫 아르바이트 직장이었던 경양식 집 사장이 갑자기 가게를 정리하면서 인수를 권유받았다. 아르바이트로 모았던 2000만원과 은행대출을 합쳐 생애 첫 장사를 시작했다. 기존 주방장이 계속 일을 해 주었기에 3년 정도는 그런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 후 주방장이 독립하는 바람에 새로운 주방장과 일을 시작했다. 그는 가게 리뉴얼을 한다며 마음대로 대출을 받아 집기와 시설을 변경하더니 6 개월 만에 허리를 다쳤다면서 산재처리를 요구했다. 출· 결근을 반복하는 여파로 음식 맛도 떨어지고 손님의 신뢰도 떨어지면서 결국 경양식집은 5년 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첫 장사 실패 후 대리운전 시작 

폐업 후 당장의 생계를 위해 아내와 함께 대리운전을 뛰었다. 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 봐 얘기도 못했다. 두 번째 사업으로 지인의 권유로 혼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외국 스포츠 브랜드 매장을 운영했다. 그러나 2년 4개월 만에 브랜드 본사가 한국 사업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보고 매장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샌드위치와 커피를 파는 가게를 차렸다. 수송동의 초·중·고교가 모여 있는 상권이라 기대를 했다. 가게를 열 때만 해도 주변 상권에선 독점 메뉴였기에 단체주문이 많아 견딜만했다. 하지만 지금은 샌드위치, 핫도그, 분식집 등 비슷한 업종이 포화상태였다. 하루 매출은 10만원 남짓.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필요했다.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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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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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연을 접한 ‘나도사장님’은 최씨 가게 분석에 들어갔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커피 등의 메뉴가 제대로 먹힐 리 없었다. 기존 상권은 승산이 없다고 결론내리고 가게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군산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신도심 수송동으로 결정했다. 대단지 아파트, 각종 편의시설, 맛 집 등이 몰려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매장 콘셉트와 지역 특색에 맞게 20여 종의 음식을 직접 시식해 보고 주력 메뉴를 결정했다. 에그 번 버거, 에그 핫도그, 에그 피자를 주력 메뉴 3종으로 정했다. 프랜차이즈는 수제 버거 전문 ‘플라잉 볼 익스프레스’ 로 결정했다. 자체 맛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70여 종의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본사의 역량과 가맹점에 대한 지원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장사 DNA를 업그레이드하고, 멋진 가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최씨의 진격이 시작됐다. 손님 응대 시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완했다. 최씨는 과거 정신없이 바빠지면 마음이 급해 손님의 요구를 소홀히 대했다. 음식 주문이 지연되는 것에 손님의 양해를 얻기보다는 기계적인 대답으로 상황을 무마하려 들었다. 손님의 무리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억지로 웃으려면 웃음이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최씨에게 손님을 그의 가족처럼 대할 것을 조언했다. 고객의 연령과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메뉴를 체크해 빠르고 여유있는 응대가 되도록 했다. 항상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은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씨가 메뉴를 익히는 훈련에 열중하는 동안 가게 인테리어가 진행됐다. 젊은 층을 겨냥한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바꿨다. 브런치 카페와 맥주 펍 느낌이 공존하는 트렌디한 매장을 꾸몄다. 많은 메뉴를 효율적으로 조리할 수 있도록 조리대와 가열하는 곳을 완벽하게 분리했다. 또한 주문을 받고 바로 조리가 가능하게끔 동선을 최소화했다. 기초적인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빈 점포를 계약한 터라 <나도CEO> 사상 최대 공사비를 기록했다. 비용은 본사에서 무상으로 지원했다. 공사 지원비용은 무려 1억 1900만원.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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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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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첫날 2시간 매출 79만원  

드디어 본격 영업을 시작하는 날. 오후 3시 30분에서 5시 30분까지 브레이크 타임 2시간 동안 얼마나 매출을 올리는지 실험을 했다. 손님이 뜸한 시간대의 매출을 보면 막대한 시설비 지원까지 받은 가게의 앞날을 보수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2시간 매출은 79만1500원이었다. 오픈 이후 6일간 매출은 818만4600원. 하루 평균 136만4000원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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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39;나도CEO&#39;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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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성공하려면 정에 호소하지 말고 이익에 호소해야 한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의 사정을 보고 정을 나누기 위해 손님이 오는 것이 아니라, 손님은 지불하는 금전적 가치를 만족시키는 이익을 찾기 위해 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정택 나도사장님 대표 jason.lee@imceo.kr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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