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앙 '오바마 케어' 스스로 붕괴하게 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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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케어’의 상원 통과가 공화당 내부의 반발로 사실상 좌초되자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를 우선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케어로 당장 대체가 힘든 만큼 일단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고 추후 새로운 건강보험 법안을 만들겠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실망했다. 매우 실망했다. 그러나 (트럼프 케어가) 죽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지난 7년 동안 의회로부터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새로운 건강보험으로 대체하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럴 기회가 찾아왔는데도 의회는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또 “오바마 케어는 완전히 재앙으로, 일부 주에서는 프리미엄 보험료가 200%나 인상됐고 공제 금액도 지나치게 비싸다”고 비판한 후 “오바마 케어가 저절로 붕괴하도록 내버려두자"고 말했다. "그때 사람들이 모여 보험료는 더 낮고 보장은 더 좋은 건강보험 계획을 마련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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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에도 “우리는 모든 민주당 의원들과 (트럼프 케어에 반대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 실망했다. 공화당 의원 대부분은 충성심이 강하고 훌륭하며 정말로 열심히 했다.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내가 그동안 항상 말해왔듯이 오바마 케어를 그냥 붕괴하게 만든 뒤 그때 다시 모여 훌륭한 건강보험계획을 만들자. 계속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케어에 반대하는 당 소속 의원이 4명으로 늘어나자 전날 밤 긴급 성명을 내고 “실패한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고 즉시 대체하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며 오바마 케어 우선 폐기 법안을 조만간 표결에 부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상원은 100석 가운데 공화당 의석이 52석으로, 민주당의 도움 없이 법안을 처리하려면 공화당 내부의 반대표가 2표를 넘어선 안 된다.

그러나 트럼프의 바람과는 달리, 공화당 소속 랜드 폴(켄터키)과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이 일찌감치 트럼프 케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고 마이크 리(유타)와 제리 모런(캔자스) 상원의원도 반대 행렬에 동참해 상원 통과가 무산됐다.

임주리 기자, [연합뉴스]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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