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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까지 흰색만 된다는 윔블던, 그래도 튀는 선수들 코트 패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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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흰옷을 입어야 한다는 복장 규정이 있다. 여자 선수들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 화이트(미국),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중앙포토]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흰옷을 입어야 한다는 복장 규정이 있다. 여자 선수들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 화이트(미국),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중앙포토]

1877년 시작돼 올해로 131회를 맞은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복장 규정이 있다. 바로 흰색 경기복 착용이다. 대회 주최 측인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앤드 크로켓 클럽’ 규정 때문이다. 그런데 매년 규정을 어기는 선수들이 한두 명은 나온다.

내복·레인코트·턱시도 스타일 #색상의 한계 디자인으로 넘어 #민소매에 반바지 차림 할레프 #올해의 윔블던 패션 설문 1위

올해 첫 위반자는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였다. 그는 여자 단식 1회전(3일)에 분홍색 브래지어를 입고 나왔다. 처음엔 안 보였다가 경기 도중 분홍색 끈이 흘러나왔다. 경기가 비로 중단된 사이 갈아입어야 했다. 경기 후 관련 질문을 받은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속옷에 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시했다.

패션도 승부의 일부라고 여기는 걸까, 아니면 금지하면 더 하고 싶은 걸까. 여자 선수들은 속옷이라도 화려한 색채로 입으려 한다. 2014년 이후엔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윔블던 측이 ‘속옷 역시 흰색이어야 한다. 보이는 부분은 모두 마찬가지다. 땀에 의해 비치게 되는 부분도 다 흰색이어야 한다’고 복장 규정 9항을 신설했다.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 [사진 WTA 홈페이지]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 [사진 WTA 홈페이지]

선수들은 색상의 한계를 디자인을 통해 넘어서려 한다. 1985년 앤 화이트(56·미국)는 온몸에 딱 달라붙어 내복처럼 보이는 라이크라 경기복을 입고 출전해 화제가 됐다. 2008년 마리야 샤라포바(30·러시아)는 턱시도 스타일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를 입었다. 그 해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는 흰색 레인코트를 입었다.

지난해에는 디자인이 지나쳐 노출 논란이 일었다. 나이키가 내놓은 경기복이 야한 란제리를 연상시켰다. 게다가 스윙 때마다 상의가 심하게 너풀거려 복부가 전부 드러났다. 나이키는 임시수선소를 열어 경기복을 손봐야 했다.

윔블던의 잔디 코트가 패션쇼 런웨이가 되면서 패셔니스타를 뽑는 이벤트까지 생겼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는 ‘올해의 윔블던 최고 패션’을 뽑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10일 현재 시모나 할레프(26·루마니아)가 48.9%의 지지로 후보 9명 중 1위다. 할레프는 아디다스의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로 활동성을 높였다.

‘민소매와 짧은 치마’의 전형적인 테니스 패션을 선택한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24·프랑스)가 18.3% 지지로 2위다. 이 경기복은 아디다스의 ‘런던 드레스’라는 제품인데, 상의 등 부위를 망사로 처리해 여성미를 살렸다.

윔블던의 드레스 코드는 관중도 예외가 아니다. 센터코트 로열박스의 74개 좌석에는 각국 왕실 관계자, 정부 대표, 유명 연예인 등 저명인사들만 앉는데, 이들은 반드시 정장차림이어야 한다. 특히 여자는 모자를 쓰면 안된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빈과 전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올해 골프 마스터스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 가수 클리프 리처드, 미국 패션전문지 ‘보그’의 안나 윈투어 에디터 등이 로열박스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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