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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니 6자회담 불참 … “미국 추종” 문 대통령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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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각종 제안이 담긴 ‘베를린 구상’에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핵·미사일 ‘마이웨이’ 노선 고수 #베를린 구상에 공식 반응은 안 해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이날 “남조선 당국이 지금처럼 대미 추종과 동족 대결을 추구한다면 북남관계는 언제 가도 개선될 수 없다”고 비난하는 논평을 냈지만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입장 발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이 매체는 논평에서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한때 미국에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 그의 행동은 완전히 상반된다”며 문 대통령도 비난했다. “우리 민족이 통일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미국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박근혜 역도의 동족 대결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실지로 북남 관계개선을 위해 그 무엇을 하려 한다면 민족의 힘을 믿고 민족 자주의 길로 돌아설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했다. 핵과 미사일에 관한 ‘마이웨이’ 노선을 고수한 논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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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또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반관반민(半官半民·1.5트랙) 성격의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도 올해 불참하기로 했다고 NEACD를 주최하는 미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산하의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가 6일 본지 문의에 답했다.

IGCC 측은 “올해 행사에 북한 측 참석자는 없다. 한·미·중·일·러에서는 대북정책에 관여하는 고위급 외교관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NEACD는 오는 11~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연례행사인 NEACD에는 통상 6자회담 수석대표나 차석대표가 참석하기 때문에 ‘미니 6자회담’이라고 불린다. 북한은 NEACD에 2002년 이후 대부분 참석했으나 2010·2011·2014·2015년에 불참했다.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NEACD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대표로 나와 “6자회담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가 소식통은 “NEACD에 나와 대화 여지를 남기거나 핵·미사일이 협상 대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김포그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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