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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스피드'의 귀환, '카3:새로운 도전' 미리 보기

중앙일보

입력

픽사 신작 애니메이션 ‘카3:새로운 도전’

[매거진M] ‘스피드’가 돌아왔다. 7월 13일 개봉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카3:새로운 도전’(원제 Car 3, 브라이언 피 감독, 이하 ‘카3’)은, 패기 넘치는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오웬 윌슨)의 모험과 도전을 그린 ‘카’(2006, 존 라세터 감독)의 세 번째 속편이다. 6년 전 개봉한 ‘카2’(2011, 존 라세터 감독)가 ‘역대 픽사 애니메이션 중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았지만, 픽사와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존 라세터는 ‘카’ 시리즈(2006~)의 회생을 위해 그동안 부단히 애를 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야 1편을 계승할 제대로 된 속편이 나온 느낌이다. 개봉 전 ‘카3’의 보닛을 살짝 열어봤다. ‘카3’의 틀린그림찾기 부록도 기사 끝에 함께 실었다.

제의 챔피언, 오늘의 ‘노땅’이 되다

“스피드만 생각하자, 내가 바로 ‘스피드’!” ‘카’의 첫 장면, 맥퀸은 끊임없이 스스로 주문을 건다. 10년 후가 배경인 ‘카3’의 오프닝도 마찬가지다. 이미 레이싱계의 전설이 됐지만, 맥퀸은 아직도 “스피드”를 외치며 우승의 결기를 다진다. 뭐, 잠깐은 먹혔다. 무시무시한 스펙을 가진 신예 잭슨 스톰(아미 해머)과 젊은 신인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기 전까진. 스톰과 치열한 경기를 벌이던 중 큰 부상을 입은 맥퀸. 4개월 후 그는 선수로 재기하기 위해 실력 있는 여성 트레이너 크루즈 라미레즈(크리스텔라 알론조)와 ‘최고참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하지만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같은 차세대 훈련 방식은 흙먼지 날리는 야외 필드가 익숙한 맥퀸에겐 몹시 어색하다. 반면, 효율성을 중시하는 라미레즈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맥퀸이 영 미덥지 않다. 두 자동차는 맥퀸을 비웃는 스톰과 신인 선수들을 제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카3’는 거만하고 자신만만한 루키들 틈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중년 레이싱카’ 맥퀸의 이야기다. 나이만 먹었지 여전히 철없고 엉뚱한 그는, 라미레즈와 잭슨 등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과 함께 특별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맥퀸의 연인 샐리(보니 헌트), 2편의 주인공 시골뜨기 메이터(래리 더 케이블 가이) 등 기존 ‘카’ 시리즈의 낯익은 자동차들도 반가운 얼굴을 비춘다. 심지어 ‘카’에서 퇴장했던 맥퀸의 멘토 허드슨 박사(폴 뉴먼) 역시 플래시백으로 등장, 제자에게 귀한 영감을 준다. ‘카’ 시리즈에서, 그는 여전히 ‘감동’을 담당하고 있다.

실화야? ‘차체’ 발광 자동차 & 실물 뺨치는 진흙 CG

‘카’가 개봉한 지 어느덧 11년. 그동안 픽사의 기술력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굿 다이노’(2015, 피터 손 감독)의 리얼한 자연 환경, ‘도리를 찾아서’(2016, 앤드루 스탠튼 감독)의 신비한 수중 그래픽 등 최근 픽사 애니메이션만 봐도 CG 기술의 진보를 체감할 정도다. ‘카’에서 광선 추적(Ray Tracing) 기술로 빛과 사물이 반사된 자동차의 금속 표면을 실감나게 표현했던 픽사는, ‘카3’에서 새로 업그레이드한 렌더링 시스템 ‘RIS’를 통해 아예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비주얼을 구현했다. 그밖에 레이싱 트랙 바닥에 생기는 스키드 마크(Skid Mark, 자동차의 급제동이나 급선회 시 생기는 검은 타이어 자국), 경기 도중 차량이 파손될 때 사방으로 튀는 나사와 스프링, 바퀴 홈에 낀 바닷 모래 등 비주얼·디테일 면에서 역대 ‘카’ 시리즈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카3’가 공들인 비장의 무기는 따로 있다. 바로 실물보다 더 리얼한 ‘진흙’ 묘사. 달리는 도중 차체에 말라붙은 진흙부터, 맥퀸과 라미레즈가 얼떨결에 참가하는 자동차 파괴 대회 경기장의 끈적한 진흙탕까지 다양하고 정교한 질감 묘사가 압권이다. 픽사 제작진이 진흙의 점도와 튀는 방향 등을 세심하게 연구하고 반영한 결과물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카3’의 한국어 더빙을 본 관객이라면, 영화 속 중요한 광고판과 신문 기사를 무척 자연스럽게 한글로 교체한 로컬라이징 기술에 놀랄 것이다. 관객의 몰입을 해치지 않으면서, 어린 관객과 성인 관객 모두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제작진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질 정도다.

박수칠 때 떠나라 VS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냐 

한때 잘나갔던 챔피언이 ‘세대교체’를 눈앞에 둔 심경. 픽사의 ‘카3’ 제작진은 맥퀸의 절박한 심리를 영화 속에 담기 위해 세계 3대 자동차경주 대회 중 하나인 나스카(NASCAR)의 레이싱 선수들을 취재했다. ‘레이싱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어온 이들은 은퇴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한때 레이싱카를 꿈꿨지만, 남성 위주인 스포츠계에서 꿈을 접어야만 했던 라미레즈의 아픈 과거사 역시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처럼 ‘카3’는 참된 스포츠 정신을 강조한 ‘카’의 메시지를 그대로 잇되, 여러 연령대의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현실적이고 진지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한다.

‘인사이드 아웃’(2015, 피트 닥터·로날드 델 카르멘 감독) ‘토이 스토리3’(2010, 리 언크리치 감독)에서 보듯, 픽사는 늘 ‘변해가는 것’과 ‘잊혀지는 것’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혁신이 전통을 압도하는 21세기. 픽사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기술 발달로 인한 삶의 변화를 다루면서, 점점 스러져 가지만 여전히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관객에게 상기시켜 왔다. ‘카3’ 역시 마찬가지다. ‘카’에서 부상 입은 선배 자동차 킹(리처드 페피)을 결승선까지 밀어주며 진정한 승리의 의미를 다졌던 맥퀸.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맞아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을 반성하고,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에 다시 한번 눈 돌린다. “레이싱의 보상은 물질이 아니야, 달리는 것 그 자체지.” 허드슨 박사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과 동료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맥퀸의 모습은 무척이나 뭉클하다. 그렇다. ‘카’ 시리즈는 허드슨 박사의 멘티(Mentee)에서 진정한 멘토로 거듭나는 맥퀸의 특별한 성장담인 셈이다.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카3:새로운 도전' 레이싱카 스펙

라이트닝 맥퀸
참가번호 95번 | 바디 재질 냉간 압연 강판
엔진 V형 8기통 | 최고 속도 시속 318㎞
강점 타고난 승부욕, 10여 년에 걸친 실전 노하우, 허드슨 박사가 전수한 레이싱 비법, 적당한 허세와 유머 감각, 늘 그를 응원해주는 든든한 동료들.

크루즈 라미레즈
참가번호 없음(95번 소속 크루) | 바디 재질 경량 합금
엔진 DOHC V형 6기통 | 최고 속도 시속 337㎞
강점 상대방의 레이싱 스타일을 빠르게 간파하는 센스, 레이싱 이론과 차세대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 낙천적 성격, 선배에 대한 배려심.

잭슨 스톰
참가번호 20번 | 바디 재질 탄소섬유 & 금속 복합재
엔진 V형 8기통 | 최고 속도 시속 344㎞
강점 공기역학 디자인, 자동 계산 기능 탑재, 오차 없는 정확한 움직임, 건방진 말버릇을 응용한 도발 능력, 95.2% 승률을 자랑하는 무서운 속도.

*'카3:새로운 도전' 틀린 그림 찾기. 정답은 총 7개. 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카3:새로운 도전' 틀린 그림 찾기. 정답은 총 7개. 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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