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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진핑, 오늘 오후 첫 회동...최대관전포인트는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6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이틀 만에 만나는 두 정상이 북핵 문제에 어떤 해법을 도출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두 정상은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5월11일 첫 통화를 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북핵 해법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은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하면서 압박과 제재와 함께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한에 대한 제제도 궁극적으로는 북한을 핵 폐기를 위한 협상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시 주석도 문 대통령의 입장에 공감과 동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제재와 압박 일변도의 대북 접근에 대해선 반대입장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북한의 ICBM 도발로 상황이 달라졌다. 대화도 병행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보다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성이 커졌다.

중국을 견인해 북한을 변화시키는 방안에 있어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요청을 할 지도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중국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중국이 지금까지 역할에 더해서 조금 더 기여해주기를 기대한다. 내일 시 주석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 발전속도가 빠르다는데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핵심 키를 쥐고 있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 말을 언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을 움직이자는 것은 한·미가 합의한 바지만, 방법론에 있어선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 단둥은행 제재 등 중국을 압박해 북한에 조치를 취하도록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중 접근법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중 간의 또 다른 현안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 문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는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과 협상해 해결하겠다”고 밝혀 중국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달 초 방미 때 사드 배치를 “주권 사항”이라고 규정하며 사드 배치 결정의 철회나 번복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시 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서로 미래를 놓고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던 것과는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직접 만나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며 중국의 사드 보복은 부당하다는 점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현안 논의 만큼 중요한 것이 두 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신뢰 구축이리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시 주석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는 등 한중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첫 통화 이틀 전 중국 산둥성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유치원생이 사망한 데 대해서도 시 주석은 이례적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직접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안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 정상이 ‘앞으로 5년 동안 함께 일할 만 한 상대’라고 느낄 정도의 신뢰를 구축한다면 일정 부문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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