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해춘 조선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가 주최하는 ‘KMB 2017 국제 학술대회 및 정기 학술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학술대회로, 미생물학·유전공학·생물공학 등 국내외 관련 분야의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교류의 장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치 유산균이 잘 자라는 최적 온도에 대한 연구가 발표돼 화제를 모았다. 김치 유산균 전문가인 장해춘(사진) 조선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를 만나 연구 성과와 유산균 증식 기술을 활용한 김치냉장고 개발 스토리를 들었다.
김치 유산균 일종 류코노스톡 #시원한 맛 오랫동안 유지 #김치냉장고 발효 모드로 증식
- 학술대회에서 어떤 연구 내용을 발표했나.
- “통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냉장고 보급률은 90% 정도다. 대부분 가정에서 김치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치냉장고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냉장고보다 온도가 낮기 때문이다. 일반 냉장고의 냉장 온도가 4도인 데 비해 김치냉장고는 영하 1~2도를 유지한다. 그래서 일반 냉장고보다 김치냉장고에서 김치를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김치에는 많은 유산균이 들어 있다. 저온에서 발효하는 김치 유산균 중 류코노스톡은 김치 맛을 좋게 하는 대표적인 유산균이다. 류코노스톡은 당이면서 알코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깔끔하고 시원한 김치 맛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학회를 통해 어느 온도에서 류코노스톡이 잘 자라는지, 김치 유산균의 최적 증식 저장 조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류코노스톡을 연구하게 된 배경은.
- “우리나라 김치는 해외로도 널리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현지에 도착하기 전 김치가 시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김치의 산미 기간은 김치의 맛을 좌우하고 기업 이익과도 직결된다. 김치의 산미를 늘리는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이 연구를 하면서 류코노스톡이 산미를 늘려주는 유산균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류코노스톡은 당 하나를 먹고 젖산 하나를 만들어 낸다. 당 하나를 먹고 젖산 두 개를 만드는 다른 유산균보다 산미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다시 말해 류코노스톡을 쓰면 김치가 익는 속도가 느려지고 동시에 맛도 좋아진다.”
- 김치를 보관하는 최적의 온도를 찾았나.
- “김치는 집집마다 담그는 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온도, 어느 기간으로 일괄해 말할 순 없다. 일반화된 결과를 얻기 위해 국내 김치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4개 회사의 김치 시료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뽑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치 발효 최적 온도가 6.5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 김치 유산균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이 있다던데.
- “김치 맛을 좋게 하는 유산균인 류코노스톡은 상대적으로 잘 생성되는 온도가 있다. ‘LG DIOS 김치톡톡’ 김치냉장고의 경우 류코노스톡이 잘 자라는 온도의 알고리즘 기술을 넣었다. 그게 바로 ‘유산균 김치+’ 기능이다. 류코노스톡이 12배가량 더 생성되게 하는 기술이다. 류코노스톡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온도 및 시간을 제어해 류코노스톡 유산균을 극대화하고 이를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 신맛을 내는 락토바실러스의 생육을 억제해 맛있게 발효된 김치 맛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 LG DIOS 김치톡톡의 ‘유산균 김치+’ 기능을 LG전자와 어떻게 공동 개발했나.
- “처음에는 김치 제조사와 함께 류코노스톡을 활용해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김치를 발효시켜 파는 게 아니고 담가서 바로 판매하다 보니 유통 과정이 중요했다. 유통 시 온도 조절 시스템이나 집에서 김치를 보관하는 온도 차이 때문에 아무리 좋은 균을 넣어 김치를 만들어도 큰 의미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김치 제조사 대신 김치냉장고 제조사들을 만났다. LG전자에서 호응해 줘 함께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 유산균 증식 기술을 활용한 김치냉장고는 언제부터 상용화됐나.
- “기술 개발은 5년 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것은 2013년이다. 당시 전국 김치 상품의 80%를 차지하는 4개 회사의 김치를 연구했기 때문에 양이 방대했다. 2013년에 ‘유산균 김치’를, 2015년에는 ‘유산균 김치+’ 모드를 개발하는 등 계속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며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조언 한마디를 한다면.
- “김치 보관은 온도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온도를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김치냉장고를 쓰면서 가정에서도 온도 조절을 통해 맛있는 유산균을 최대치로 만들 수 있게 됐다. LG DIOS 김치톡톡 ‘유산균 김치+’ 모드와 같이 발효 모드를 잘 활용하면 유산균 숫자가 단시간에 최대로 늘어나고 그 상태를 오래 유지시켜 좋은 유산균이 많은 김치를 먹을 수 있다.”
‘유산균 김치+’ 기능이 적용돼 김치 속에 있는 류코노스톡(Leuconostoc) 유산균이 더 활발하게 생성되도록 돕는다. 이 기능을 실행하면 평소보다 유산균 양이 12배 증가한다. 김치의 싱싱한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쿨링케어’ 기능과 ‘오래보관’ 기능도 있다. ‘쿨링케어’ 기능은 6분마다 김치냉장고 구석구석에 냉기가 나오게 해 김치 보관 온도를 고르게 한다. ‘오래보관’ 기능은 7시간마다 최대 40분씩 강력한 냉기를 내보내 김치의 신맛은 억제하고 유산균은 유지해 김치의 맛을 지켜준다.
글=한진 jinnylamp@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조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