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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새 전·현직 美 정상 만난 文 대통령…오바마, 링컨 명언 빗대 “성공할 것”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이어 사흘 만에 전직 미국 정상과도 회동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접견 자리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소개한 뒤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압박을 해나가되 대화를 병행키로 합의했다”며 “지금은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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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링컨 전 대통령은 ‘국민 지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반대로 국민 여론이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며 “많은 한국 국민이 문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는 만큼 국민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미국은 여야를 떠나 한미동맹에 초당적으로 전폭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 국민의 지지가 있고, 한국 교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있는 만큼 한ㆍ미 관계는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상회담 뒤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현지에서 동포들을 만나 “남북 관계에서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전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도 “한반도의 문제를 우리가 대화를 통해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미국의 지지를 확보했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관계에서 우리의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40여간 진행된 회동은 덕담과 조언이 오가며 진행됐다고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비준ㆍ발효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에 관해선 대화가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ㆍ미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 때 "한ㆍ미 FTA가 2011년 서명됐다"면서 “누가 서명했는지 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거론할 때도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다. 솔직히 말해 인내는 끝났다”고 했다. 윤 수석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를 대표해서 온 게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왔기 때문에 한ㆍ미간의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두 딸 말리야ㆍ사샤 오바마와 함께 전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14년 4월 25일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지 3년 2개월여 만이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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