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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불어난 물에 노인 빠져 숨져… 홍천 340㎜ 물폭탄으로 도로유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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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80대 노인이 불어난 물에 빠져 숨지고 도로유실과  주택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3일 낮 12시쯤 80대 노인이 돌다리를 건너다 불어난 물에 빠진 청주 무심천에서 119구조대 등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노인은 사고지점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종권 기자

3일 낮 12시쯤 80대 노인이 돌다리를 건너다 불어난 물에 빠진 청주 무심천에서119구조대 등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노인은 사고지점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종권 기자

3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 청주시 서원구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던 A씨(87)가 불어난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가 사고 발생 4시간 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0여 명의 인력을 투입, 주변을 수색하던 경찰과 119구조대는 오후 3시50분쯤 사고지점에서 1㎞가량 떨어진 서문대교 하상주차장 인근에서 A씨를 발견했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3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가덕교 일부도로가 유실됐다. 도로 유실로 20가구 70여 명이 주민이 고립됐다. [사진 국민안전처]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3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가덕교 일부도로가 유실됐다. 도로 유실로 20가구 70여 명이 주민이 고립됐다. [사진 국민안전처]

지난 1일부터 누적 강우량이 340㎜를 넘은 강원도 홍천 내면에서는 오전 8시30분쯤 가덕교의 접속도로(지방도 446호) 8m가량이 유실되면서 20가구 70여 명의 주민이 고립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관계 당국은 고립된 주민들에게 식수를 전달했다. 현재는 수위가 높아 응급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강원도와 홍천군은 수위상황을 지켜보면서 응급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강원 홍천강 유역·남양주 진관교 부근 홍수주의보 발령 #경부속도로 신갈분기점 축대 붕괴로 2개 차로 통제 중 #서울·경기 등 주택 416가구 침수, 탐방로 241개소 통제 #제3호 태풍 난마돌 북상… 집중호우 취약지역 긴급점검

지난 2일 오후 8시56분쯤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인근 공사장 축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토사가 도로에 쏟아지면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신갈분기점 램프 구간 2개 차로가 막혔다.

당시 용인시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로 시간당 최대 60㎜의 비가 쏟아졌다. 토사 제거작업은 자정쯤 마무리됐지만, 토사가 추가로 유출된 가능성이 있어 오전 7시까지 도로통제가 이어졌다.

지난 2일 오후 8시56분쯤 축대 붕괴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운행이 통제된 경부고속도로 신간불기점 인근 램프.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지난 2일 오후 8시56분쯤 축대 붕괴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운행이 통제된 경부고속도로 신간불기점 인근 램프.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은 중장비를 동원해 같은 날 자정쯤 토사를 모두 제거했다. 하지만 추가 붕괴 등 안전 문제로 전문기관의 정밀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통을 통제할 방침이다. 진단 결과는 2~3일 뒤에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가뭄으로 마른 땅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축대가 무너진 것 같다”며 “도로공사에서 토사가 추가로 도로로 유출되지 않게 오늘 안으로 차단막 공사 끝낼 예정이긴 하지만 정밀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진 해당 구간을 통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을 통해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으로 가려는 차량은 판교 IC로 진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수원 신갈IC로 우회해 동수원·북수원IC를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2일 오후 8시56분쯤 축대 붕괴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운행이 통제된 경부고속도로 신간불기점 인근 램프. [사진 국민안전처]

지난 2일 오후 8시56분쯤 축대 붕괴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운행이 통제된 경부고속도로 신간불기점 인근 램프. [사진 국민안전처]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전국 곳곳에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청계천은 지난 2일 오후 8시30분부터 통행이 제한됐다. 경기도 수원시 광교 이의1교 지하차도와 동수원 IC 지하차도는 물이 불어나면서 한때 통제됐다. 대전에서는 오전 6시50분부터 하상도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충북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도 전 구간이 통제 중이다.

주택침수도 잇따라 경기도 수원과 고양·구리 등에서 주택 35동이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했다. 경기도는 이들을 찜질방 2곳에 수용하고 쌀과 물을 제공했다. 서울에서도 주택 322동이 일시 침수되는 등 전국에서 주택 416가구가 침수피해를 봤다. 서울 강북구의 한 요양원에서는 누전으로 합선위험이 발생함에 따라 47명이 인근 기도원으로 긴급 대피했다.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 생태공원에 고립된 등산객을 119구조대원이 로프를 활용해 구조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 생태공원에 고립된 등산객을 119구조대원이 로프를 활용해 구조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북한산과 태백산·소백산 등 전국 국립공원 241곳의 탐방로도 진입이 금지됐다. 북한산 형제봉 출입구에서는 흙과 돌 200t가량이 흘러내려 차량 6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인천~백령, 충남 대천~장고도도 등을 연결하는 여객선 12개 항로도 통제되고 있다.

강수량이 300㎜가 넘은 강원도 홍천 홍천강 유역에는 3일 오전 4시1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한강수력본부는 오전 4시부터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북한강 수계 댐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에 나섰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팔당댐과 청평댐이 수문 5개를 열고 방류 중이다.경기도 남양주시 진관교 부근은 오전 1시4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2일 오후 11시58분 국민안전처가 서울시민들에게 보낸 재난안전문자. 신진호 기자

지난 2일 오후 11시58분 국민안전처가 서울시민들에게 보낸 재난안전문자. 신진호 기자

3일 오전 9시 현재 세종과 충북 일부지역, 강원 일부지역 등에 호우경보, 경북과 충남 일부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밤부터는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 예비특보, 충남 일부지역에 호우 예비특보 발효될 예정이다.

지난 2일 오전 10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한 국민안전처는 3일 오전 10시 태풍 ‘난마돌’ 북상에 대비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와 자치단체에 피해 최소화 대책마련을 요청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장마에 이어 제3호 태풍 난마돌까지 접근하면서 전국에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들은 호우특보 등 기상상황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재해 취약지구는 집중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세종·수원·홍천·청주=신진호·최모란·박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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