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미국 순방 동안 똑같은 흰 원피스를 세 번 입었다. 원피스 위에 재킷 혹은 코트만 바꿔가며 다른 느낌을 살렸다. 김 여사는 방미 기간 현지 교민 미용사에게 머리 손질과 화장을 맡기는 등 전속 미용사를 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소탈한 모습이 드러나는 행보다.
1. 흰 원피스와 푸른 숲 그림 프린팅된 재킷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28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이날 비행기에서 내릴 때 김 여사가 입고 있던 옷은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의상이라 큰 관심을 받았다. 김 여사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흰 원피스에 푸른 숲이 그려진 순백의 재킷을 걸치고 나타났다. 무릎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이 재킷은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영환 작가와 한 남성 패션 디자이너가 협업한 작품이다. 우람한 메타세쿼이아와 작은 향나무들이 가지런히 배열된 푸른 숲의 회화는 정 작가가 2010년부터 작업 중인 청색 조의 '그저 바라보기-휴(休)' 시리즈 중 하나다.
2. 흰 원피스와 검은색 재킷
김 여사는 28일 오후 문 대통령과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당시 김 여사는 이 흰 원피스에 검은색 재킷을 걸쳤다. 행사 의미를 기리는 기품있고 격식 있는 차림이었다.
3. 흰 원피스와 분홍색 코트
김 여사는 30일 전직 주한 미국대사 부인과 주한미군 부인들 모임인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간담회에 참석해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에게 입고 있던 한복 장옷을 선물했을 때에도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김 여사는 입고 있는 한복이 무척 아름답다는 허버드 전 대사 부인의 말에 즉석에서 겉옷을 벗어 선물했다. 김 여사는 "손바늘로 다 바느질한 것"이라며 옷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김 여사는 28일과 달리 진주 목걸이를 목에 차 우아함을 더했다.
김 여사는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 동안 자리에 맞게 다양한 의미가 담긴 패션을 적절하게 선보였다. 또 한 옷을 여러 번 입는 등 소박하고 소탈함을 발휘하는 패션 센스도 잊지 않았다. 이에 김 여사가 성공적인 내조 외교를 펼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