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고위관리들 "트럼프, 북한과 대화하라"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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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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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등이 지난 2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동 서한에서 "(미국)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북한과 논의를 시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보상이나 양보를 의미하거나 북한의 핵 무장을 용인하는 신호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며 대화는 핵 재앙을 막기 위한 의사소통 과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갑작스러운 핵무기 공격은 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하며 대화만이 현재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핵 개발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건 없이 북한과의 비공식 양자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이러한 비공식 대화는 앞으로의 공식 협상 개시를 위해 무엇을 할지 알아보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과의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보내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이러한 외교적 해법이 효력을 발휘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것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등 핵무기 보유국의 전직 고위 관료와 핵 전문가들로 구성된 '핵위기 그룹'(Nuclear Crisis Group)은 역시 이날 11페이지 분량의 제안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핵위협을 자제하고 핵무기 선제 사용포기 성명을 채택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위협) 자제에 상응하는 답례 조치로 미국은 전략폭격기 비행과 전략잠수함 (한반도) 방문을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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