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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쓸쓸하다" 위암 판정 받은 아버지가 남기고 간 편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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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건강 검진에서 위암 판정을 받은 뒤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던 아버지가 편지를 남기고 여행을 떠났다.

27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는 20대 직장인 A씨가 "퇴근 후 집에 돌아와보니 아버지가 책상에 편지 두 장을 남기고 가셨다"며 사연을 올렸다.

A씨가 발견한 아버지씨의 편지 속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몇자 적어 본다. 건강검진에서 위암으로 판정 받은지 2주일이 지나간다. 내 삶에 부모님 두분 하늘나라 보내고 제일 마음 아팠고 병 중에서도 제일 힘들다는 암에 걸렸으니 마음이 아프다. 처음 며칠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두려움, 공포감 등등을 누구에게 털어놓고 얘기할 곳 없어, 인생살이가 너무 외롭고 쓸쓸하다."

지난 2주간 아버지가 위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혼자 마음 고생을 한 흔적이 편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어 아버지는 "남들이나, 식구들에게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힘들구나"라면서도 "수술 날짜는 다행히 앞당겨졌고 국민건강 보험에, 중증 암환자 산정특례자로 등록해 5년간 치료할 수 있다. 여행 다녀와서 마음 가다듬고 수술 하련다"고 이미 정리된 재정 문제와 자신의 스케줄을 밝혔다.

아무리 큰 일이 닥쳐도 힘든 내색 없이 묵묵히 감내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A씨는 가슴 아파했다.

A씨는 "평소에 내색을 안하셔서 아프신지 몰랐던 터라 당황스럽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 나이 30도 안됐기에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계속 부모님께 못해드린 것만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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