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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F-35에 사거리 300㎞ 공대지 미사일 장착 검토…‘적 기지 공격능력’ 확보 목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이 자위대의 공격능력 강화를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항공자위대가 도입하는 F-35A 스텔스 전투기에 사거리 300㎞의 공대지 미사일 장착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예산에 관련 경비 책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자위대가 전투기에 미사일 기지 등 군사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집권 자민당이 북한과 중국 등을 염두에 두고 정부에 제언했던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사실상 구체화하는 첫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자민당은 제언안에서 크루즈(순항) 미사일 등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자민당 제언에 따른 '공격능력 강화' 차원 #F-35A 올해부터 42대 도입, 미사와기지 배치 #"노르웨이 개발 중인 JSM이 유력 후보" #방위성, 이도 방위 위해 미사일 필요 주장 #유사 시 평양 수뇌부 등 北 핵심시설 타격 가능 #동해 이지스함 4척→ 8척으로 확대 예정 #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조립생산한 F-35A 1호기. [사진 지지통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조립생산한 F-35A 1호기. [사진 지지통신]

항공자위대는 올 연말부터 F-35A 전투기 42대를 아모모리(青森)현 미사와(三沢) 기지에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42대 가운데 4대는 미국에서 직도입하고, 나머지 38대는 일본에 부품을 들여와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조립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 5일에는 일본에서 조립한 F-35A 1호기가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노르웨이 콩스베르그사가 개발 중인 ‘합동타격미사일’(Joint Strike Missile: JSM)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 중이다.
그동안 노르웨이는 F-35 체계 국제공동개발국 9개국 중 하나로 참여해왔다.
JSM은 열영상 탐색기 등을 갖춰 자동 입력된 표적을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는 첨단 미사일이다.
영국 군사전문지 IHS제인스에 따르면 올해 안에 F-35와 JSM 체계 통합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F-35A에는 2발의 JSM을 내장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콩스베르그가 개발 중인 합동타격미사일(JSM). [사진 콩스베르그 홈페이지]

노르웨이 콩스베르그가 개발 중인 합동타격미사일(JSM). [사진 콩스베르그 홈페이지]

일본 방위성은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등 이도(離島: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 방위를 위해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외국 군함의 섬 접근을 차단하는 등 점거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자민당이 적 기지 공격능력 필요성의 배경으로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을 거론한 만큼 한반도 유사 시 자위대가 이 같은 무기 체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F-35 스텔스 전투기는 방공 레이더를 피해 은밀하게 침투할 수 있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은 물론 평양의 수뇌부 타격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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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무기 도입을 공식화할 경우 야권과 시민사회의 비판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그간 고수해온 전수방위(專守防衛: 일본이 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어 차원의 반격)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전쟁 포기’와 ‘전력 비보유’를 명기한 평화헌법에도 어긋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여론의 반발은 공모(共謀)죄 법안 강행 처리와 가케학원 등 사학 스캔들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권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강조할 경우 언제든 여론의 방향이 바뀔 수 있어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 곤고함(왼쪽) 과 소카이함이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 정박해 있다. [ 사세보 AP = 연합 ]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 곤고함(왼쪽) 과 소카이함이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 정박해 있다. [ 사세보 AP = 연합 ]

한편 일본 정부가 이지스 호위함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동해에 배치된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은 현재 4척인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8척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일본 이지스함에는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하고 있고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일본 측은 방위력 강화 차원에서 지상형 SM-3 요격 시스템인 '이즈스 어쇼어'도 도입할 계획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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