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2인조 강도피의자 'SNS 사적수배'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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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개인적으로 강도 피의자의 인상착의가 드러난 폐쇄회로(CC)TV의 캡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물의를 빚자 삭제했다. 공개 수배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사적 수배’여서 인권 침해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해중부경찰서 전경.[사진 다음 로브뷰]

김해중부경찰서 전경.[사진 다음 로브뷰]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A 경찰관은 지난 22일 낮에 10~20대로 보이는 강도 피의자 2명의 범행장면이 담긴 CCTV 캡처 사진 3장을 페이스북의 지역 커뮤니티에 올렸다. 해당 피의자들은 당일 오전 3시쯤 김해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업주를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2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 경찰관 #인권침해 소지에 뒤늦게 삭제

하지만 경찰관이 올린 사진에는 피의자 2명과 업주의 얼굴이 드러나 있고, 피의자 중 1명이 업주의 목을 팔로 감아 흉기로 위협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었다. 제보를 요구하는 A 경찰관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도 있었다.

이 사진이 물의를 빚자 A 경찰관은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요청해 이날 오후 7시쯤 사진을 삭제했다고 한다. 그 새 이 SNS를 보고 1000명 정도가 ‘좋아요’를 눌렀고, 600명은 댓글을 달기도 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A 경찰관이 강도 피의자들을 빨리 잡겠다는 생각에 지역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보내 사진을 올린 것 같다"면서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아 절차상 문제는 있다”고 말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피의자 얼굴 등 공개)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 피의자가 만 19세 이상일 때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김해=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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