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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닮은 듯 다른 두 판의 바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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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결승전 1국> ●커   제 9단 ○퉈자시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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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보(50~65)=퉈자시 9단이 우변 백의 수순을 비틀면서 새로운 바둑이 시작되나 했더니 아직은 아닌가 보다.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이 맞붙었던 준결승전 2국의 흔적이 계속 튀어나온다. 흑이 51, 53으로 좌상귀 윤곽을 정리했는데 이 역시 준결승 2국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 돌들이 부딪히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흑이 55로 뛰어나가자, 백은 덩달아 56으로 한 칸 뛰어 제 살길을 찾았다. 그래도 이번 판은 흑백이 얽히지 않고 각자 정리되는 방향으로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

흑은 57로 붙인 다음 59, 61로 모양을 정리했는데 이 역시 준결승전 2국에서 나온 모양. 아마 두 대국자는 그 바둑에서 크게 영감을 받은 것 같다. 하긴 준결승 2국은 최근 몇 년간 나온 대국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명승부였다. 수읽기 싸움의 극한을 보여준, 인간 바둑의 최고봉이었다고 해야 할까.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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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63으로 백의 퇴로를 차단하자 백이 64로 붙여 안형을 구했다. 금방이라도 생명줄이 끊길 듯 위태로운 자태지만 상변 백이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흑은 65로 내렸는데 여기선 이게 최선이다. '참고도' 흑1, 3으로 반발했다가는 백 6, 8, 10으로 끊겨 곤란하다. 나에게 약점이 있을 때는 최대한 침착하게 참는 게 답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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