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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관람 추미애 "후회와 책무감 들어...이제 손 놓지 않을 것"

중앙일보

입력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쯤, 봉하에 가서 한번 뵈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뜸 들이지 말고 갔었더라면…. 후회가 많아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당직자들이 16일 오후 여의도의 한 복합상영관에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단체 관람했다. 영화는 개봉 20일 만에 역대 독립영화 중 최고치인 관객 수 162만명을 기록 중이다. 고(故)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 1위, 대통령에 당선되는 역전 스토리와 그의 정치 철학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추 대표는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영화에 집중했다. 노 대통령의 감시자에서 친구로 발전한 이화춘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이 “수틀리면 욕하는 변호사”라고 회상하는 장면이나,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이 노 대통령에게 혼난 일화를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을 터뜨렸다.

 유시민 작가가 “노무현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끄덕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부산 강서구 총선 합동유세장에서 당시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가 “영남의 아들 딸들이 호남의 종살이를 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화면이 나오자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후 이어진 노 대통령의 노제와 폭우 속 조문 행렬 장면에선 손을 입에 대고 앞만 바라봤다. 영화가 끝난 뒤 추 대표는 심각한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노 대통령 퇴임 후 결국 스크린을 통해 옛 대통령을 만난 추 대표는 복잡한 심경을 되새기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추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다”며 “대통령께서 이루고자 하신 꿈에 대해서 미안함과 동시에 책무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삼보일배로 광주 5.18 국립묘지에 도착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4년 삼보일배로 광주 5.18 국립묘지에 도착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분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추 대표에겐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는 정치적 굴레가 있다. 당시 호남 민심은 탄핵안을 찬성한 새천년민주당에 대한 분노로 들끓었고 추 대표는 광주에서 눈물의 삼보일배를 했다.

 추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탄핵이 됐고 저도 거기 합류를 했다. 분열로 마감하는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사죄의 삼보일배를 감행했지만, 이후 총선에서 당이 원내정당조차 되지 않았다. 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한다며 귀국하라고 제안을 했지만 자신이 오히려 국정운영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이를 사양했다”고 회고했다. 추 대표는 “귀국 후에 노무현 대통령이 계신 봉하마을로 찾아가려고 마음먹었지만 결국 찾아뵐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에 대한 마음의 짐이 크다”고 했다.

 추 대표는 영화속에 등장한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시절 유시민 작가에게 던진 “과연 노무현 시대가 올까요?”란 질문에 큰 의미를 뒀다.

 “지금 복기해 보면 그 시대가 굉장히 중요한 기회였어요. 신자유주의로 인한 오늘의 불평등을 해소할 중요한 기회였는데, 그때는 잘 몰랐던거죠.”

 추 대표는 “지금 맞이한 이 기회를 통해 노무현 당신께서 바라신 시대가 이런 것이다고 바칠 수 있는, 영정 앞에 바칠 수 있는 성공하는 정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갖고 있다. [청와대제공]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간 만찬회동 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께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 때 가만히 있는 소극적 당이 되지 않겠다, 잘한 것은 홍보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해서 지지율이 높아도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라고 지지율이 항상 높을 수는 없다. 실수하고 국민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면서 “그때 당이 손을 떼지 않겠다. 당도 실력을 발휘하고 지지율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하겠다. 그게 앞으로의 당청관계”라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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