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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들, 논문표절 의혹 동료교수에 사직 권고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쳐]

서울대 교수들이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 과의 동료 교수에게 학과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을 물어 사직을 권고했다. 서울대에서 표절때문에 같은 과 교수들이 동료 교수에게 사직을 권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문학과 P교수, 최소 4편 논문표절 의혹 #동료 교수들 "학과 명예 실추" 공개 사직권고 #서울대에서 같은과 교수 사직권고는 처음 #대학측 "표절여부, 징계 등 아직 결정된 바 없어"

16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들은 이틀전 교수 회의를 열고 같은 과 소속 P교수가 논문 표절을 했다고 보고 사직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교수 26명 중 18명이 참여했다.

P교수가 표절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논문은 2005년 학술지 ‘비교한국학’에 게재한 ‘한국 근대문학과 번역의 문제’를 비롯해 4편이다. 이 논문은 고려대 조재룡 교수(불문학)가 앞서 발표한 논문의 일부를 출처 표시 없이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P교수는 지난해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논문을 자진 철회했다.

또 2004년, 2008년에 ‘한국현대문학연구’에 실린 2편의 논문도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현대문학회는 최근 서울대 측에 2편이 모두 표절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논란이 된 4편을 포함해 P교수의 논문들의 표절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직 표절 여부나 징계 등에 대해 결정된 바 없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국문학과 교수들에 따르면 대학원생 등이 제보한 P교수의 표절 논문은 20여건에 달한다. 한 대학원생은 교내에 P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국문학과 관계자는 “학과 명예가 실추되고 있어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료 교수들의 사직 권고는 공식적인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앞서 2013년 서울대에서는 정치외교학부 소속 교수가 논문 표절이 확인되면서 학교를 떠난 바 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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