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침내 '과학굴기'…컴퓨터과학 등 미국 제쳐

중국의 과학기술 논문 영향력이 미국과 견줄 정도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과학기술진흥기구가 컴퓨터과학 등 주요 8개 분야의 과학기술 논문을 분석한 결과 중국과 미국이 각 4개 분야씩 수위를 차지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중국은 과학기술 예산 급증, 해외 중국인 연구자 흡수, 젊은 과학자 육성 등을 배경으로 급성장했다”면서 “기술혁신의 원천인 과학기술 논문에서 미국 1강 시대를 끝내고 ‘미·중 2강 시대’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 논문 8개 분야 중 中 4개 수위 #컴퓨터과학·화학·재료공학·공학 등서 압도 #전통적으로 美 강세 '물리학'도 바짝 추격 #연구비 규모 日 2배 넘어…조만간 美 추 #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는 세계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피인용 횟수를 중심으로 논문의 영향력을 분석했다.
그 중 피인용 횟수가 상위 10%에 들어가는 논문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세계 주요국의 연구자 현황을 산출해냈다.
그 결과 2015년 시점에서 중국이 컴퓨터과학·화학·재료과학·공학 등 4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물리학·환경/지구과학·임상의학·기초생명과학 등 4개 분야에서 가장 뛰어났다.
특히 중국의 경우 수퍼컴퓨터·암호기술 등 안전보장과 관련한 컴퓨터과학 기술 논문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분야 주요 논문들 가운데 21%가 중국 연구자의 성과물로 미국(17%)보다 앞섰다.
2000년만 해도 중국 논문의 비중은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인 3%에 그쳤다.

2012년 기준 중국 과학원은 중국 전역에 124개 연구기관을 두고 있다. [CAS 홈페이지 캡처]

전통적으로 미국이 가장 앞선 물리학 분야에서도 중국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미국의 논문 비중은 26%, 중국은 20%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중국은 60억 달러(약 6조7860억원)를 투자해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를 건설한다”면서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 대형하드론충돌기(LHC)의 2배 규모로, 최첨단 분야인 입자 물리학에서도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인재 육성에 쏟아붓고 있다.
2000년 무렵에는 관민 통틀어 5조엔(약 51조4535억원) 수준이었던 연구비 규모가 2014년에는 일본의 2배인 38조엔(약 391조466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미국의 연구비가 46조엔(약 493조9536억원) 수준으로 앞서 있지만 조만간 역전이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의 한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학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중국의 존재감이 한층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