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중구에 외국인 환자가 1만명 넘게 늘어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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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열풍으로 인해 외국인 환자수가 크게 증가한 서울 중구의 명동.[사진 중구청] 

K-뷰티 열풍으로 인해 외국인 환자수가 크게 증가한 서울 중구의 명동.[사진 중구청]

한류 열풍이 서울 명동 일대를 휩쓸었던 지난해 ‘숨은 한류’도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의료 한류'다. 12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수는 2만7321명으로 2015년(1만5685명)보다 74% 증가했다. 외국인 의료서비스로 거둔 진료 수입 역시 전년보다 76%가량 증가한 406억원이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환자수가 2015년보다 23%가량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중구가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구의 외국인 환자 유치는 ‘K-뷰티 열풍’이 한 몫을 했다.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는 강남과 달리 중구엔 명동을 중심으로 피부과가 밀집해 있다. 중구 외국인 환자의 35%(1만637명)가 피부과를 찾았다. 2015년 3312명에서 221%나 급증한 것이다.
 국적별로는 일본인 환자가 1만227명(37%)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인(7727명·28%)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미국(1471명)·러시아(1178명)·몽골(1055명) 순이었다. 전년 대비 환자 증가율도 일본이 138%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일본인 환자는 2015년 4295명에서 2016년에 1만227명으로 증가했다.
 일본인 환자는 피부과(71%·7385명)에 몰렸다. 미국(378명)과 카자흐스탄(484명) 환자는 검진센터를, 러시아(421명)와 몽골(457명) 환자는 산부인과를 많이 찾았다. 중국인 환자는 피부과(2394명)·산부인과(1623명)·내과(1602명) 등에 고르게 분포했다.
 문한경 중구청 건강도시과장은 “러시아와 몽골 관광객은 자기 나라보다 발달한 산부인과 의료 기술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중구에는 2016년 난임센터가 들어서기도 했다. 문 과장은 “미국의 검진센터는 의료수가가 높아 한국에 온 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청이 중국 심양에서 연 의료관광 설명회.[사진 중구청]

서울 중구청이 중국 심양에서 연 의료관광 설명회.[사진 중구청]

 중구는 의료기관과 명동·남대문 등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해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해왔다.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양성하는 한편 중국·몽골·러시아 등을 찾아 의료관광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의료관광 홍보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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