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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어떤 것을 사용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승객·승무원등 1백15명을 태운채 추락한 KAL기는 테러범들에 의해 공중폭발했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연 테러범들의 소행이라면 범인들은 어떤 폭탄을 사용했으며 어떤 방법으로 삼엄한 공항의 감시망을 피해 비행기안으로 반입할 수 있었을까.
범인들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폭탄의 종류와 반입방법등을 추적해 본다.
◇폭약=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범행에 쓰인 폭약은 「콤퍼지션4」일 것이라고 단정했다.
콤퍼지션4는 충격이나 마찰에 극도로 민감한 고성능폭약의 일종인 RDX(헥사겐)에 왁스나 TNT등을 섞어 민감성을 줄인 합성폭약. 콤퍼지션 폭약의 종류는 A·B·C형이 있으나 A·B형은 고형물질이어서 테러용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으며 C형은 흰빛의 밀가루 반죽같아서 마음대로 모형을 변형시켜 폭파대상물에 붙일수있는게 특징.
「4」라는 숫자는 혼합성분의 배합량에 따라 붙이는 번호로 콤퍼지션4는 TNT의 3분의1 크기로 TNT와 같은 폭발력을 지닌다. 다이너마이트 보다는 2배의 위력.
테러범들이 콤퍼지션4를 즐겨 사용하는 결정적 이유는 공항의 X레이투시기나 금속탐지기에는 전혀 적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포공항 대합실폭발 참사때도 콤퍼지션4 1.5파운드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당시 보도블록이 10cm나 패고 건물벽이 파괴됐었다.
◇폭파방법=사고 KAL기는 아부다비를 출발한후 6시간만에 추락했기 때문에 폭발물은 시한폭탄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콤퍼지션4 폭약에 뇌관과 타이머만 장치하면 시한폭탄이 된다.
시한폭탄 장치는▲기계식▲물리식▲연소식▲원격조종식등이 있으나 KAL기의 경우 범인들이 아부다비에서 내린 후 폭발했다면 기계식이나 물리식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계식은 미리 조작해둔 시간이 되면 타이머가 멎으면서 뇌관에 충격을 가해 폭발하는 가장 흔히 쓰이는 손쉬운 방법이고 물리식은 화학약품등을 이용, 약품의 농도와 양의 변화에 따라 반응시간을 조정하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버마 아웅산사건때는 북괴가 원격조종식을 사용했었다.
◇반입=아부다비공항은 보안경찰·군수사기관이 검색을 맡아 까다롭고 엄격한 폭발물탐지로 정평이 있어 범인들은 다른 공항에서 폭발물을 반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바레인에서 검거된 일본인 행세 남녀 2명은 오스트리아 빈을 출발, 바그다드에서는 경유승객이었기 때문에 공항밖으로 나간적이 없고 아부다비에서 내렸기 때문에 바그다드나 아부다비공항에서 공범과 접촉, 폭탄을 넘겨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반입당시 뇌관은 분리 보관했을 가능성이 크며 최신형 뇌관은 직경 1cm쯤에 길이가 5∼6cm밖에 안돼 X레이탐지기에 거의 체크되지 않는다. 테러범들은 뇌관을 혁대버클 속이나 사타구니·머리카락속에 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한장치는 손목시계를 이용할수도 있어 검문검색이 불가능한 실정.
◇장치=항공 전문가들은 폭발물이 웬만큼 터져도 통신시설에만 이상이 없으면 SOS신호는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어 KAL기 사고의 경우 조종실 밑 화물적재칸이나 비행기 앞폭 화장실등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시계표면의 시침과 시계밑판을 조작, 고성능 소형배터리와 연결시켜 놓으면 원하는 시간에 폭발하는 시한폭탄이 된다는것.
일반적으로 테러범들은 눈에 띄지않는 좌석의 밑부분이나 화장실 휴지통등을 사용하는데 검거된 2명도 도중에 화장실을 다녀와 남녀가 좌석을 바꾼것으로 보아 이때 폭탄을 장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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