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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그리고 '사라'…이탈리아 필수 쇼핑템!

중앙일보

입력

누군가에게 이탈리아는 유럽 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역사 기행지다. 또 다른 이에게는 알록달록한 도시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사진 여행지다. 저마다 여행에 대한 단상과 목적이 다르겠지마는, 단언한다. 이탈리아는 엄청 즐거운 쇼핑 여행지다. 이탈리아가 어떤 나라인가. 구찌며 프라다며 돌체 앤 가바나며, 패션 문외한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 럭셔리 브랜드의 본고장 아닌가. 꼭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이탈리아에서는 사고 싶은 것, 사와야 한다고 결심하게 만드는 쇼핑 아이템이 차고 넘친다. 이탈리아에서 가면 먹고 기도하고 그리고 사라. 5월말 이탈리아 중남부 출장길에 실제로 담아온, 큰돈 들이지 않고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쇼핑 아이템을 추천한다.

즐거운 쇼핑 여행지 이탈리아 #치약계 샤넬 '마비스' 사기 어려운 이유?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마비스

치약계의 루이비통, 혹은 일명 샤넬 치약이라는 별명이 붙은 명품 치약이다. 이탈리아 여행 계획을 밝히면 지인에게 가장 많이 부탁받는 선물 품목이기도 하다. 이를 닦은 후 텁텁하지 않고 개운한 뒷맛이 있다. 마비스가 럭셔리 치약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가격이다. 약국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데, 물론 가게마다 가격이 제각각이지만 비싸게는 1개(75㎖)에 5.5유로(7000원)나 한다. 보통 3개들이 묶음으로 많이 판매하는데 3개에 10~13유로쯤 주고 샀으면 ‘득템’이라고 보면 된다.
문제는 마비스 구하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는 데 있다. 한국과 중국 관광객이 보이는 족족 마비스를 싹쓸이 해가는 까닭에 약국이나 슈퍼에 마비스 매대가 휑할 때가 많다. 마비스는 여러 가지 맛과 향이 있는데 가장 인기가 좋은 초록색 스트롱 민트맛은 구하기가 더더욱 어렵다. 로마 시내에서 구하지 못했다면,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공항 내 드러그스토어를 뒤져볼 것!

만병통치약? 바이엘 아스피리나C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사가 만든 아스피린이다. 이탈리아에서 더 인기다. 가정집마다 상비약으로 쟁여놓는 약이 바이엘아스피리나C다. 발포성 비타민제 같은 재질이라 미지근한 물에 완전히 용해해서 먹어야 한다. 비타민C가 가득 들어있어 미열이 있을 때 비타민약으로, 해열제로 이용해도 된다. 잠자리가 바뀌고 여독이 쌓이면서 여행 중 약한 감기 증세가 찾아왔을 때 복용하기 딱 좋다. 유럽에서 특별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아 몇 박스 사오고 싶었던 아이템이다.

중고로도 거래되는 레몬사탕

사탕이 뭐 별거냐 할 수도 있지만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마성의 사탕이다. 향도 상큼, 맛도 상큼한 사탕 안에 소량의 레몬잼이 들어있어 사탕을 먹고 난 이후에도 진한 레몬향이 입안에 진동한다.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판매될 정도로 매니어가 많다.
레몬은 이탈리아 남부에서 집중적으로 경작된다. 십자군 전쟁 중 십자군이 중동에서 가져다 이탈리아 남부에 레몬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은 멀미도 급체도 기력저하도 모두 레몬으로 치유한다. 레몬사탕은 레몬이 넘치는 남부에서 사야 싸다. 로마 등 관광도시에서는 1㎏에 15유로. 남부 아말피나 소렌토 등 도시에서는 10유로쯤 한다.
레몬사탕 외에도 레몬껍질로 만든 술 리몬첼로도 기념품으로 사올 만하다. 15도, 21도 등 도수가 다른데 독주일수록 가격이 높다. 15도는 750 한병에 5~6유로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이탈리아 남부사람들은 리몬첼로를 식후주로 많이 찾는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후 리몬첼로를 마시면 상큼하게 입안이 정리된다.

만족도 100% 캐시미어 가죽 장갑, 마도바

피렌체를 대표하는 음식은 파스타도, 피자도 아니다. 두툼한 쇠고기살을 구워낸 티본 스테이크다. 피렌체 주변에는 너른 목초지가 있고, 예부터 이곳에 소를 방목해 키웠다. 피렌체에 가죽공방이 특히 많은 이유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 피렌체 작은 상점 마도바는 가죽 제품 중에서도 핸드메이드 가죽장갑만 취급하는 가게다. 구경하다보면 가죽의 색감과 장갑이 디자인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이탈리아 현지 처자들에게는 에르메스의 오렌지 컬러를 연상시키는 형광 주황빛 장갑이 인기 있다고.
장갑 크기가 다양에서 자신의 손에 꼭 맞는 장갑을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손등이 위로 올라오게 손을 보여주면 배테랑 점원이 눈대중으로 맞춤형 사이즈를 척척 골라준다. 장갑 안쪽이 캐시미어로 마감된 장갑은 벗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두고두고 쓸 만한 아이템이니 장갑 한 켤레에 50~60유로쯤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을 것이다. 베키오다리 근처에 상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송로버섯 페이스트

서양요리를 시켰을 때 이제껏 맡아보지 못한 ‘고급스러운 흙냄새(?)’가 난다면, 바로 그 냄새가 송로버섯 향일 확률이 높다. 다른 재료로 대체될 수 없는 송로버섯향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귀한 송로버섯의 몸값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함께 송로버섯의 주산지로, 동네 마트에서도 다양한 송로버섯 상품을 만날 수 있는 나라다. 엄지만한 송로버섯 한 개 가격은 8~10유로쯤 한다. 단단한 유리병에 담아 판다. 각종 요리에 응용하기에는 송로버섯 페이스트를 고르는 게 낫다. 파스타나 리조토에 한 스푼 넣으면 요리 풍미가 살아난다. 송로버섯 100%라고 해도 100㎖에 10유로쯤이면 질 좋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올리브오일과 각종 버섯을 섞은 것도 인기 있다.
발사믹 식초도 이탈리아에서 사올 만한 식재료다. 발사믹 식초는 숙성기간이 길수록 고급품으로 통한다. 15년, 20년 묵은 발사믹 식초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지만, 이탈리아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30~40유로쯤 한다.

글·사진=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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