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호롱, 연탄 불고기, 소고기 불초밥, 비빔당면, 야채삼겹말이….
9일 개장한 수도권 첫 행자부 지정 야시장 #이달 초 시범개장때 1만명 몰려 음식 완판 #음식들 3000~5000원, 비싸도 7000원 #매주 금·토 오후 6시~11시 운영 #동인천역 4번 출구에서 2분거리
저녁에 소주 한 잔 생각나게 하는 메뉴들. 수도권에서 이 메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 9일 개장한 ‘달빛거리 송현야(夜)시장’이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나나 팬케이크, 땅콩 아이스크림, 사탕수수 음료 등 새콤달콤한 60여 가지의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대부분 3000~5000원이며 비싼 음식은 7000원 수준이다.
이런 게 알려지면서 야시장 개장에 앞서 시범 개장한 지난 2~3일에 1만여 명이 다녀갔다. 특히 야시장 마감 시간을 앞두고 30개의 판매대의 음식이 ‘완판’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서서 먹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시장 내 점포에서 운영하는 게 아닌 통로에 판매대를 설치하기 때문이다. 야시장 주변에 4~5개 정도의 벤치와 판매대 보관장소에 놓인 4인용 테이블 15개만 있을 뿐이다. 눈치 빠른 손님들은 앉아서 먹을 수 있다.
송현야시장은 이전까지 인천시 동구 대표적 전통시장 중 하나였다. 야시장으로 개장했다고 전통시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일에는 보통 전통시장으로 운영되다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만 야시장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중앙통로 100여m에 구간에 30여개의 판매대가 들어와 운영된다.
야시장이라고 다 같은 야시장으로 보면 금물이다. ‘달빛거리 송현야시장’은 타지역 야시장과 차별화돼 있다.
행정자치부가 지정한 수도권 첫 번째이자, 전국에서 아홉 번째 야시장이기 때문이다. 행자부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야간 관광명소를 육성하기 위해 야시장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행자부 지정 야시장은 2013년 10월 부산 깡통야시장이 1호로 등록됐다. 이후 전주 남부, 목포 남진, 경주 중앙, 부여 백마강 달밤, 울산 큰애기, 남광주 밤기차, 울산 수암한우 등 현재 8개가 있다.
기존 상인들은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에서 야시장에만 몰리는 것 같아 상생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송현동야채 대표 송명재(54)씨는 “시범 개장 때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많이 왔는데 시장운영하면서 이렇게 사람 많은 것은 처음”이라며 “야시장 개장으로 불편하기는 하지만 기존 상점들도 함께 장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달빛거리 송현야시장’은 전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2분 거리에 있다. 동인천역 4번 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볼 수 있다.
음식이 맛있다고 마냥 먹기만 하다 막차를 놓치면 낭패다. 동인천역에서 출발하는 서울 가는 마지막 열차(금요일 기준) 시간은 창동역행이 오후 10시48분이다. 광운대행은 10시57분, 청량리행은 오후 11시23분, 구로행은 오후 11시47분이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