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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첫 당청회동서 "인사청문회, 추경 통과 최선 다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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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첫 당ㆍ청회동에서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경·정부조직개편안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여소야대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야 협치는 형식적이어선 안된다"=문 대통령은 ”민주당이 제자리를 잘 지키고 중심을 잡아줘 고맙다“며 ”지난 대선 때 추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똘똘 뭉쳐 뛰었는데 늦었지만,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고 모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추 대표는 ”장을 보러 갔더니 임산부가 대통령의 건강을 잘 지켜달라고 하더라. 인수위 없이 초반부터 어려운 가운데 인사나 난제를 푸는 데 여념이 없으시다“고 화답했다.

 당면 과제인 추경 및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 일자리 만들기,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어려움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아니겠냐“며 ”여야 협치라는 것이 형식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이 ‘반대’ 당론을 내건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는 ”최선을 다해 야당을 설득하는 등 총력전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도 ”(나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격려했다.

◇"기브 업(Give up) 없다"=일각에서 제기되는 강 후보자의 낙마 등의 가능성에 대해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브 업(Give up)’, ‘어밴던(Abandon) 등의 단어가 안 나왔다“며 ”최선을 다해 진행하자고 이야기 했다“고 일축했다. 추경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12일 국회 연설을 통해 국민과 국회에 도와달라 말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류독감, 부동산 가격 상승, 가뭄 대책 등 민생 대책에 대해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당이 중심이 되어  제안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숙 여사도 배석해 당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이라며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당청 정례화, 이른감이 있지만…"=최근 당ㆍ청 간의 갈등으로 비화됐던 인사 문제도 거론됐다. 지난달 26일 청와대로 파견된 당직자 6명의 처리 문제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는 ”청와대에서 상의없이 진행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당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적극 수용해서 그 당직자들에게 여러가지 경험을 통한 발전 기회를 만들고, 집권당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추 대표는 “당ㆍ청 관계라는 것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당이 가만히 있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려가면 멀어지는 역사가 있다”며  “이번에는 정당의 책임성을 높이고 끝까지 대통령과 함께 노력할 것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추 대표는 “좋은 당ㆍ청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당청회동의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이른감이 있지만, 자주 만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자주 만납시다”라며 건배사를 해 추 대표의 제안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때도 국회의원들이 특별수행단 등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정무수석과 함께 협의하는 것이 좋겠다”며 “과거에는 모든 것이 대통령 의전 중심이어서 의원들이 가도 소외감을 느끼는 것을 많이 봤는데, 의전이나 일정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만찬 2시간 넘게 화기애애=이날 만찬에 민주당에선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이춘석 사무총장, 박완주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 외에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박수현 대변인, 송인배 제1부속실장 등이 배석했다.

식사 메뉴는 랍스타 냉채, 버섯전복 스프, 송이해삼가리비, 아스파라거스 볶음, 깐풍소스 대하튀김이 전채 요리로 제공됐으며, 이어 볶음밥과 계란탕 등이 나왔다. 또, 칠레산 와인(알마비바)으로 반주를 겻들였다.

이날 회동은  오후 7시부터 9시15분까지 2시간15분 걸쳐 진행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가운데 좋은 당ㆍ청 관계를 통해 여야 협치의 기반을 만들자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와 당이 하나가 되어 좋은 시간을 가졌다. 대통령이 당의 입장을 이해하고, 현재 당이 추진하는 계획들에 대해 ‘정말 잘 하신 일’이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유성운ㆍ추인영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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