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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지였던 이곳에 맹꽁이,참통발이 등 동ㆍ식물 3배로 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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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동·식물들이 모여 사는 곳이 서울에 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이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환경·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이후 동·식물이 16년 사이 3배로 늘었다.

월드컵공원의 동ㆍ식물 16년 만에 1500종 넘어 #멸종위기종ㆍ천연기념물ㆍ서울시보호종도 살아 #생태숲 78곳 조성, 나무 5만8000주 이상 심어

멸종위기종 맹꽁이, 한국고유종 꼬리명주나비,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서울시보호종 참통발 등을 월드컵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참통발 

참통발

꼬리명주나비 

꼬리명주나비

맹꽁이 

맹꽁이

황조롱이 

황조롱이

월드컵공원 조성 전인 2000년에는 이곳의 동·식물은 559종에 그쳤다.
서울시는 2016년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1557종으로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2002년 월드컵공원이 문을 연 이후 매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공원 조성 전 271종이던 식물은 2016년 687종으로 늘어났다. 이중 억새·모감주나무 등 353종은 공원 조성 이후 심었다. 하지만 서울시보호종인 참통발·긴병꽃풀 등과 하늘공원 억새에 기생하는 특이식물 야고 등은 자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종식물을 해치는 귀화식물은 공원 조성 직후인 2003년 116종에서 98종으로 줄었다.

야고

야고

억새 

억새

월드컵공원에 식물종이 늘어난 건 서울시가 매립지사면(25만㎡)에 생태숲을 조성해 식생구조를 개선한 덕분이다. 시는 2013~2016년 월드컵공원에 생태숲 78곳을 조성했고, 나무 5만8000주 이상을 심었다.

양경규 서울시 환경보전과장은 “열악한 토양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상수리나무와 1년에 1m 이상 자라는 꾸지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어왔다”면서 “이 두 나무가 덩굴식물을 억제하고, 그늘을 만들면서 대규모 숲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시는 또 생태계 교란식물을 막기 위해 가시박·단풍잎돼지풀 등도 심고 있다.

월드컵공원엔 다양한 야생새가 찾아오고 도심에서 흔치 않은 물까치 개체수도 늘었다. 야생조류는 2000년 33종에서 2016년 75종으로 늘어났다.

박새·물까치 등 텃새가 가장 많지만 겨울철에는 되새·밀화부리 등 철새들이 많이 찾아온다.
가을철 이동기에는 월드컵공원이 ‘중간 기착지’ 역할도 하고 있다. 황조롱이·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 4종과 새호리기·새매 등 멸종위기종 5종, 오색딱따구리·꾀꼬리 등 서울시보호종 7종도 월드컵공원에서 살고 있다.

새호리기 

새호리기

꾀꼬리 

꾀꼬리

물까치

물까치

이처럼 보기 힘든 조류들이 월드컵공원에 서식하는 건 월드컵공원이 산림·초지·수공간 등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양 과장은 “월드컵공원은 매립지사면의 생태숲과 하늘공원의 억새풀, 난지천의 물까지 새들이 살기에 안성맞춤인 식생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을공원 습지 

노을공원 습지

양서·파충류는 멸종위기종 맹꽁이 수백 마리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다.
맹꽁이는 마을과 도시 주변 서식처가 없어지면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월드컵공원은 맹꽁이를 위해 다양한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참개구리· 청개구리는 공원 전 지역에서, 한국산개구리와 옴개구리는 난지연못과 난지천 수계에 서식하고 있다.

한국산개구리는


한국산개구리는 원래 이름이 ‘아무르산개구리’였으나 2006년부터 학명이 한국산개구리가 됐다. 러시아 쪽의 아무르산개구리와 다르다는 것이 밝혀져 2006년부터 학명이 변경됐다. 체구가 작고 주둥이가 뾰족한 게 특징이다.

한국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육상곤충은 2003년 233종에서 2배 이상 증가한 483종으로 확인됐다.
2016년에는 유리창나비·자실잠자리 등 32종이 추가됐다. 특히 한국고유종 꼬리명주나비가 난지천 하류 쥐방울덩굴 군락지에서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63종의 버섯이 발견됐다. 연속출현종 비율이 10% 미만으로 매년 다양한 버섯이 발생하고 있다.
거미류는 93종이 나타났다.

양경규 과장은 “월드컵공원의 생물종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도록 생태숲 만들기, 야생동물 서식환경 개선 등의 생태복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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